형사 · 수사/형사절차
영장 없이 확보한 대화내역을 보고 법정에서 사실을 인정한 진술도 유죄의 증거가 될까요?
핵심정리
영장 없이 탐색한 휴대전화 대화내역이 수사의 유일한 단서이자 증거였고 피의자신문에서 이를 제시받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법정에서 사실을 인정한 진술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대화내역 등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지만,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유무죄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대전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대전고등법원 2024. 7. 19. 선고 2024노171 판결: 피고인의 제1심 법정진술 등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2023고합545 판결
쟁점
경찰은 분실물로 들어온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소유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탐색하여 마약 관련 대화내역을 찾아냈습니다. 이 대화내역을 바탕으로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진 뒤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인정했을 때, 그 법정진술을 위법수집증거에서 파생된 2차적 증거로 보아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1항·제3항과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23. 6. 3.경 공소외인의 부탁을 받고 한 아파트 전화단자함에서 합성대마가 담긴 카트리지 1개를 찾아 공소외인에게 건네주어,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합성대마를 매수하였다는 것입니다.
- 공소외인은 2023. 8. 7.경 택시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했고, 택시기사가 2023. 8. 8.경 이를 파출소에 습득물로 제출했습니다. 파출소 경찰관은 소유자를 확인하던 중 필로폰 구매 정황으로 의심되는 텔레그램 대화내역 등을 보았고, 소유자의 성명과 주소를 파악했지만 휴대전화를 형사과 경찰관에게 인계했습니다.
- 형사과 경찰관은 2023. 8. 9.경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탐색하다가 피고인과 공소외인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내역(이하 「이 사건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발견해 복제·출력하거나 사진으로 촬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소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의사인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경찰은 2023. 8. 10.경 공소외인을 긴급체포했고, 위 전자정보로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피고인도 수사했습니다. 경찰과 검사는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과 공소외인에게 대화내역 출력물이나 촬영물을 제시하며 신문했습니다.
- 검사는 2023. 9. 6. 공소외인을, 2023. 11. 29. 피고인을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은 제1심에서 처음에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가, 제2회 공판기일부터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인정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은 위법하게 수집되어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 공소외인도 관련사건 제1심에서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기소되었으므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검사는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관련사건 공소장 출력물과 관련사건 제1심 제1회 공판준비기일조서 사본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 2023. 6. 3.경합성대마 수거·전달(공소사실)
- 2023. 8. 7.경공소외인이 택시에서 휴대전화 분실
- 2023. 8. 9.경경찰이 휴대전화 전자정보 탐색·복제
- 2023. 11. 29.검사가 피고인 기소
- 원심법정진술 등을 근거로 유죄
- 2025. 1. 9.대법원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심은 이 사건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 전자정보가 영장주의를 위반하고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제1심 법정진술과 공소외인의 관련사건 제1심 법정진술은 절차 위반행위와의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제1심 법정진술과 관련사건 공소장 출력물, 관련사건 제1심 제1회 공판준비기일조서 사본 등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종래 법리를 들고, 그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2차적 증거인 피고인의 법정진술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역시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특히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가 수사개시의 단서가 되었거나 사실상 유일한 증거 내지 핵심증거이고 위법의 정도 역시 상당할뿐더러,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1차적 증거를 제시받거나 1차적 증거의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은 바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법정진술도 1차적 증거를 직접 제시받고 한 것과 다름없거나 적어도 1차적 증거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절차 위반행위와의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에 속한다.
이러한 경우더라도, 피고인의 법정진술이 다른 독립된 증거에서 기인하는 등 1차적 증거와 무관하게 이루어졌다고 평가된다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공소외인의 관련사건 법정진술 모두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공소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과 공소외인에 대한 수사는 오로지 이 사건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 전자정보를 기초로 개시되었고, 피고인의 인적사항도 이 전자정보로 특정되었습니다. 이 전자정보가 없었다면 수사나 기소가 어려웠을 것이고 법정에서 진술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피의자신문에서 대화내역 출력물 등을 제시받거나 질문을 받아 수사기관이 이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 사정이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정에서 출력물 등을 직접 제시받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 피고인과 공소외인은 위법수집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인정하는지가 양형에 참작될 수 있음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법정진술의 직접적 원인은 위법하게 수집된 전자정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수사기관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수집한 증거는 이 사건 카카오톡 대화내역이 유일하고 적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전혀 없으며, 다른 독립된 증거에 기인한 진술이라는 특별한 사정도, 그에 관한 검사의 증명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전자정보 수집절차에 영장주의 위반, 참여권 미보장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보았지만, 각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와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된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했습니다.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1차적 증거수집과 2차적 증거수집 과정의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함께 인용했습니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했습니다.
-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예외를 판단할 때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하고 그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함께 인용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1항: 적법절차의 원칙을 정한 조문으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수집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 헌법 제12조 제3항: 영장주의를 정한 조문으로,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자정보를 탐색한 것이 위법하다는 판단과 관련됩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조문으로, 대화내역과 이를 기초로 한 법정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위법하게 수집된 1차적 증거가 수사개시의 단서가 되었거나 사실상 유일한 증거 내지 핵심증거이고 위법의 정도도 상당하며,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그 증거를 제시받거나 그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은 바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는 법정진술과 절차 위반행위 사이의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 법정진술이 다른 독립된 증거에서 비롯되었다는 등 예외적인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
- 증거가 위법하다고 다투면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한 경우에도, 대법원은 이 사건의 수사 경위와 진술 취지 등을 종합하여 그 진술이 위법수집증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사건마다 수사 경위와 증거 관계가 다르므로 구체적 사정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공2025상,478]
- 원심: 대전고등법원 2024. 7. 19. 선고 2024노171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