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압수수색영장에 적힌 혐의 외에 선거운동원들의 활동 자료까지 압수했다면 증거로 쓸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20만 원 기부행위 혐의로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으로 선거운동원들의 기부행위 자료까지 압수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자료가 영장 혐의사실의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 쓰일 수 있어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도17385 판결(공직선거법위반)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한 증거와 이에 기초한 2차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증거들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데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광주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노557 판결: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2023. 12. 8. 선고 2022고합546 판결: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 1에게 벌금 500만 원,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벌금 300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를 선고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은 군수 선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피고인 1의 20만 원 기부행위를 혐의사실로 하여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장을 집행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이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축의금을 전달한 활동내역 자료까지 압수했습니다. 이 자료들이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의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아 같은 법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2022. 6. 1.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군수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피고인 1 선거사무소에 소속되어 피고인 1의 당선을 위해 활동한 사람들입니다.
- 수사기관은 2022. 3.경 피고인 1이 2022. 3. 6. 선거구민에게 부의금 명목으로 2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자는 피고인 1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돈 봉투를 만들어 선거구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 등도 진술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2. 3. 30. 피고인 1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압수할 물건에는 금품제공 명단, 선거구민 명부 등이 적혀 있었고, 압수·수색·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유란에는 여죄와 공범에 대한 수사의 필요성이 적혀 있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2. 4. 1. 영장을 집행하여 피고인 1이 운영하던 연구소 등에서 피고인 1의 수첩, 책상에서 발견된 서신과 메모 등을 압수했습니다. 피고인 2 등이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축의금을 전달하는 등의 활동내역을 정리한 문건과 영수증 등도 함께 압수했습니다.
-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인 1이 선거구민에게 20만 원을 기부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법률서비스라는 이익을 제공하였다는 공소사실 등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2 등 4명의 제3자 기부행위 공소사실 등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 2022. 3. 6.피고인 1이 선거구민에게 20만 원 교부
- 2022. 3. 30.피고인 1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발부
- 2022. 4. 1.영장 집행, 피고인 2 등 활동내역 문건 등 압수
- 2022. 6. 1.지방선거 실시, 피고인 1 당선
- 원심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 모두 기각
- 2025. 2. 13.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피고인 1은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를 분석하다 피고인 5 등 3명의 음식 제공 혐의를 발견하고도 새 영장 없이 소환 조사하였으므로, 그에 기초한 진술 등은 위법하게 수집된 2차적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새 영장 없이 소환 조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정을 들어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 사정은 위 음식 제공 혐의 등에 관하여 피고인 1이 기소되지 않은 점, 피고인 1이 제1심에서 증거능력에 관한 주장을 하지 않은 점, 피고인 1의 법률서비스 제공 행위는 압수 영장의 범위 등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점 등입니다. 원심은 이에 따라 그 진술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영장 범위를 넘어 권리당원 명부, PC의 전자정보 등을 광범위하게 압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원심은 같은 이유에서 제1심이 피고인 1의 이익제공과 관련하여 유죄로 든 증거들은 인과관계가 단절되어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제1심의 유죄 판단과 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할 수 있는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의 범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 범죄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에 관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을 통하여 압수한 증거들은 적법하게 수집한 증거이고 그에 기초하여 수집된 2차 증거도 모두 적법하게 수집된 것으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압수된 자료가 영장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 인적 관련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 1의 기부행위와 피고인 2 등 4명의 제3자 기부행위는 모두 피고인 1의 군수 당선이라는 동일한 목적하에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은 이 기부행위들이 포괄적·전체적인 의사연락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수사기관은 영장 발부 전에 선거운동원들이 금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등 여죄나 공범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확보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장에도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에 해당하는 압수할 물건과 여죄·공범에 대한 수사가능성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 실제로 압수한 증거물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완전 별개의 혐의에 관한 증거를 압수하였다거나 그러한 의사를 가지고 영장을 집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압수된 제3자 기부행위 증거들은 피고인 1이 지지를 직간접적으로 호소하였다는 사실을 보강하는 증거이고, 범행의 동기, 경위, 수법 등에 관한 정황증거이기도 했습니다. 피고인 1이 하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원심은 인과관계 단절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압수가 영장 혐의사실과 관련성을 갖추어 적법하다는 점을 중심으로 판단했고,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한 데에 위법수집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1의 선거운동 관련성 등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와 나머지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피고인들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한 것이므로, 대법원은 이를 적법한 상고이유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대법원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의 의미와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1도2205 판결: 객관적 관련성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는 같은 법리의 근거로 위 판결과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대법원은 관련성을 요구하는 이유를 헌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과 영장주의가 잠탈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5조: 영장에 의한 압수를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는 조문으로, 이 사건 압수물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피고인 1이 압수물과 그에 기초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툰 근거가 된 위법수집증거 배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 밖의 범행에 관한 자료라도 영장 혐의사실의 동기, 경위, 수법 등을 증명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 쓰일 수 있으면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는 객관적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영장의 압수·수색·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유란에 여죄와 공범에 대한 수사가능성이 기재된 점, 수사기관이 영장 발부 전에 여죄나 공범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확보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판단 요소가 되었습니다. 압수의 위법을 다툴 때에는 영장 기재 내용과 수사 경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나머지 피고인들의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한 것이라는 이유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증거능력을 다투려면 항소심 단계에서부터 항소이유로 주장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도17385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공2025상,584]
- 원심: 광주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노55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