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소비자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로 회사 주가가 떨어진 경우 주주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한국소비자원이 원료 혼입 경위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가짜 원료를 둔갑시켰다는 취지로 공표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공표의 위법성조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주주들의 주가 하락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0다296604 판결(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한국소비자원의 공표가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 판단에 대해서는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공표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그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원심판단에는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부분이 있으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나2019454 판결: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7. 선고 2018가합522350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가짜 백수오를 백수오로 둔갑시켜」 유통했다는 취지의 판단을 덧붙였고, 원료를 공급한 회사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 회사 주식을 매도한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행정상 공표가 소비자기본법 제35조 제3항의 공표 의무와 관련하여 어떤 경우에 위법성이 없는지, 회사를 대상으로 한 공표와 주주의 주가 하락 손해 사이에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만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백수오 등 한약재의 복합추출물 원료 또는 이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판매하는 코스닥 상장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합니다)가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소외 회사 주식을 보유하다가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 공표 이후 주식을 매도한 사람들이고, 피고는 한국소비자원과 그 직원 등입니다.
- 한국소비자원은 2015. 3. 말 소외 회사의 가공 전 백수오 원료를 수거·검사한 뒤 2015. 4. 8. 간담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다고 알리고 회수·폐기를 권고했습니다. 소외 회사는 이를 거부하고 2015. 4. 13. 조사결과 공표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심문기일이 2015. 4. 29.로 지정되어 한국소비자원에 통지되었습니다.
- 한국소비자원은 2015. 4. 21.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2015. 6. 30.까지 8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양이나 혼입 경위를 확인한 바 없었습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 4. 30. 혼입비율은 확인할 수 없고 혼입 제품 섭취로 인한 인체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소외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습니다.
- 검사는 2015. 6. 26. 혼입비율이 평균 3% 정도인 점 등을 들어 소외 회사가 고의로 혼입하거나 묵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했습니다.
- 공표 전 주당 86,600원이던 주가는 2015. 5. 22. 주당 8,550원까지 하락했고, 원고들은 2018. 4. 4. 이 사건 소를 제기했습니다.
- 2015. 4. 13.소외 회사의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심문기일 2015. 4. 29.)
- 2015. 4. 21.한국소비자원의 백수오 제품 보도자료 배포
- 2015. 5. 22.소외 회사 주가 주당 8,550원까지 하락
- 2018. 4. 4.원고들의 손해배상 소 제기
- 제1심·원심청구기각, 항소기각
- 대법원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표 내용의 중요한 부분은 식품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소외 회사의 원료 등에서 검출되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가짜 백수오를 백수오로 둔갑시켜」 부분은 유통 원인에 관하여 다소 과장된 추측을 부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허위사실 공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소비자의 안전을 위하여 신속하게 공표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들어 공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상당인과관계에 관해서는 공표에 위법성이 있더라도 직접적인 피해자는 공표 대상인 소외 회사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소외 회사의 주주인 원고들은 단지 소외 회사가 입은 자산가치 상실로 인해 주가 하락이라는 반사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회사의 손해가 회복됨으로써 전보되는 것이다.
제1심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원심은 그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행정상 공표의 위법성과 상당인과관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실명공표 자체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청에서 비롯되는 무거운 주의의무와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표 주체의 광범한 사실조사능력, 그리고 공표된 사실이 진실하리라는 점에 대한 국민의 강한 기대와 신뢰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인이 행하는 경우보다는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므로, 공표사실이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히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이고도 타당한 확증과 근거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러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가 없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위법한 행위와 피해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공표가 중요한 부분에 대하여 확실히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확증과 근거가 있다거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한국소비자원은 공표 당시 이엽우피소의 양이나 혼입 경위를 확인한 바 없고, 소외 회사가 원가 절감을 위하여 의도적으로 대체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혼입 비율이나 검사 시스템을 운용·개선하여 온 사정 등을 고려하면 혼입에 의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그런데도 문제 된 부분을 공표하여 「소외 회사의 백수오 제품이나 원료 대부분에 인체에 유해한 이엽우피소가 상당량 혼입되었음을 암시」했고, 이는 소비자의 신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고 보았습니다.
- 다른 원인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조사 결과인 것처럼 「판단된다.」라는 단정적 표현을 썼고, 「가짜 백수오를 백수오로 둔갑시켜」 등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가처분 신청사건의 심문기일을 통지받았음에도 그 심문기일 이전에 공표를 강행했습니다.
대법원은 공표가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판결이 허위사실의 인정 여부와 행정상 공표의 위법성조각사유 및 그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공표와 원고들 주장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없으므로 그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원심판단에 대해서는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부분이 있으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고, 어느 부분이 부적절한지는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다57689 판결: 행정상 공표에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는 사인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다15922 판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공표 상대방의 범위, 표현 방법과 명예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정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허위성의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위법성조각사유의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9. 16. 선고 2017다247589 판결: 상당인과관계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원고들이 손해배상을 구한 근거이고,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이 사건 결론을 정했습니다.
- 소비자기본법 제35조 제3항: 한국소비자원의 공표 의무와 단서의 재량을 정한 조문으로, 공표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할 때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 형법 제310조: 공표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공공기관의 실명 공표는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를 사인보다 훨씬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확인하지 않은 혼입 경위 등을 단정적 표현으로 덧붙이면 위법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명예훼손 손해배상에서 원고가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배상을 구하면 그 허위성은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피고가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항변하면 그 사유는 피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 공표 대상이 회사인 경우 주주가 주가 하락분을 배상받으려면 공표와 주주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사건에서는 공표의 위법성이 문제 될 여지가 컸는데도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0다296604 판결 [손해배상(기)] [공2025하,1023]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나2019454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