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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성범죄

진료 중 의료인의 신체접촉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1.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핵심정리

의료인의 진료 중 신체접촉이 추행인지는 진료의 필요성, 시술 방법의 상당성, 사전 설명과 동의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며, 대법원은 한의사가 간호사 입회나 동의 절차 없이 환자의 가슴과 음부를 누른 행위를 유죄로 본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강제추행)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제1심의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진료행위와 추행의 구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7. 15. 선고 2021노1758 판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했습니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1. 25. 선고 2021고단1493 판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쟁점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 중 환자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렀다는 공소사실을 부인하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인 사건에서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한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진 신체접촉을 진료행위로 볼지 추행으로 볼지, 그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가 다투어졌습니다. 관련 조문은 강제추행죄를 정한 형법 제298조, 고의를 정한 형법 제13조,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이고, 피해자(여, 48세)는 교통사고 치료를 위하여 이 한의원을 찾은 환자입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0. 8. 19. 20:25경부터 20:30경 사이 한의원 치료실에서 물리치료를 마친 피해자를 소화불량을 진찰한다는 명목으로 진료 침대 위에 눕게 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슴 위쪽과 옆쪽 부분을 손가락을 세워 약 4 ~ 5회 누르고, 「치골을 보겠다」고 말하면서 치골 부위를 누르다가 음부를 약 4 ~ 5회 눌렀습니다.
  • 피해자는 이 사건 전 3회에 걸쳐 피고인에게 진료를 받았고, 그때 엉덩이 쪽에 접촉이 있었어도 치료행위라고 믿었다고 진술했습니다.
  • 피고인은 가슴과 치골 부위를 촉진하면서 간호사를 입회시키거나 피해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진료기록부에도 그 촉진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인은 최초 경찰 조사에서 손가락이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진술했다가, 제2회 경찰 조사에서 직접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눌렀다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피고인피해자경찰검찰 의료자문위원진료 중 가슴·음부를누름(공소사실)고소, 피해 상황 진술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20. 8. 19.한의원 치료실에서 진료 중 신체접촉(공소사실)
  2. 2021. 11. 25.제1심 무죄
  3. 2022. 7. 15.원심, 제1심판결 파기 후 유죄(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4. 2025. 6. 5.대법원 상고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사실이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눌렀다는 것이므로 치골 부위에 대한 진료행위 자체의 타당성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관련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경찰과 검찰에서 접촉 전후의 상황, 접촉 부위, 방법, 면적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도 없다고 보아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습니다. 피해자가 치골 부위를 누른 것을 음부로 잘못 인식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치골 부위’와 ‘음부’는 명확히 구분되는 신체 부위인데다가 피해자도 음부와 치골이 다른 부위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증거기록 114쪽) 피해자가 이를 착각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치골 부위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손이 음부에 닿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심은 그 밖에 남성 의사가 여성 환자의 치골 부위를 직접 촉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보이는데도 피고인이 간호사 입회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진료기록부에 촉진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경찰에서 진술을 번복한 점 등을 들어 공소사실을 그대로 범죄사실로 인정했습니다.

제1심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접촉이 추행 목적에 기한 고의적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한 진료행위로 보기도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으나,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을 종합하여 제1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고의와 진료 과정의 신체접촉이 추행인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9도12110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는 환자의 질병 또는 고통을 진단·완화·치료하기 위하여 실시되고 그 과정에서 환부 등 환자의 신체에 대한 접촉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의료인의 행위를 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환자의 성별, 연령, 의사를 비롯하여, 해당 행위에 이른 경위와 과정, 접촉 대상이 된 신체 부위의 위치와 특성,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진단·치료의 필요성 또는 위급성, 질병 등의 진단이나 증상 완화, 호전 등과 해당 행위의 연관성 또는 밀접성,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객관적 상황, 그 행위가 해당 의학 분야에서 객관적·일반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진료행위로서 시술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였는지, 사전에 환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진료의 내용과 내밀한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환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인 성폭력 사건에서는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논리와 경험칙에 비춘 합리성, 허위 진술의 동기나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빙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든 다음 사정 등을 살핀 뒤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 공소사실은 가슴과 음부를 눌렀다는 것이므로, 치골 부위 진료행위 자체의 타당성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관련이 없다는 점
  •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신빙성이 인정되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도 없다는 점
  • 치골 부위와 음부는 명확히 구분되는 부위이고, 치골 부위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손이 음부에 닿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점
  • 남성 의사가 여성 환자의 치골 부위를 직접 촉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보이고, 검찰 의료자문위원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잘 진단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는 점
  • 피고인이 간호사를 입회시키거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촉진 내용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점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진료행위와 추행의 구분 및 추행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했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인 성폭력 사건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추행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9도12110 판결: 강제추행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298조: 원심이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적용하여 징역형을 선택한 강제추행죄 조문입니다.
  • 형법 제13조: 대법원이 강제추행죄에는 고의만 있으면 되고 성적 동기나 목적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 부분과 관련됩니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는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과 관련됩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대법원은 원심의 증거 판단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진료 중 신체접촉이 추행인지를 진단·치료의 필요성, 시술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 사전 설명과 동의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간호사 입회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과 진료기록부에 촉진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점이 유죄 판단의 사정으로 고려되었습니다.
  • 강제추행죄 성립에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추행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직접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인 사건에서도 그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으면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같은 증거를 두고 제1심의 무죄가 원심에서 유죄로 바뀌었고, 피고인의 진술 번복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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