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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근로자가 위임장을 써 주고 다른 사람이 임금을 받아 갔다면 회사는 임금을 지급한 것일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1.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5다209645 판결

핵심정리

근로자들이 위임장을 내 회사가 대리수령인에게 임금을 지급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대리수령인을 본인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 확실한 사람 등으로 보기 어려워 그 지급이 직접 지급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5다209645 판결(임금)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피고에게 원고 7명의 임금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임금 직접 지급 원칙에 대하여 선원법에서 정한 예외만 인정된다는 취지로 보이는 원심의 이유 설시가 다소 부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대전지방법원 2025. 1. 21. 선고 2023나226895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원고 7명 각자의 미지급 임금(원고 1에게 9,025,000원 등)과 이에 대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2023. 11. 29. 선고 2021가단140255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근로자들이 본인계좌 사용불가를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임금의 대리수령을 위임하는 서류를 써 주었고, 회사가 그 서류에 따라 그 사람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이 유효한 임금 지급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 본인 대신 임금을 받는 사람(사자)을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 수 있는지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아파트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아 시공한 건설회사입니다.
  • 원고들 7명은 팀장을 통해 피고와 일당 19만 원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거푸집 해제 및 설치 등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직종이 해체공으로, 팀장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었고, 팀장은 해체작업에 필요한 인원을 현장에 소개하고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원고들은 ‘임금수령 본인동의서(위임장)’ 또는 ‘임금 대리수령 확인서’ 등을 각각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했고, 그 서류에는 본인계좌 사용불가를 이유로 대리수령인에게 임금의 대리수령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피고는 위 서류에 따라 대리수령인에게 원고들의 임금을 일괄하여 지급했습니다.
  • 대리수령인은 제1심에서 원고들을 전혀 모르고, 팀장과 피고 직원이 위임장과 신분증을 보내 주어 자신의 계좌로 임금이 지급되면 팀장 등에게 보내 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 원심이 인정한 원고들의 임금 미지급 근로일수는 원고 1이 47.5일, 원고 2가 92.5일 등입니다.
원고들피고팀장대리수령인근로계약 체결, 위임장 제출해체작업 인원 소개원고들 임금 일괄 지급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은 통화 지급의 원칙이나 전액 지급의 원칙과 달리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의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선원법 제52조 제3항의 선원에 대한 예외가 인정될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원고가 인력사무소 계좌로 임금수령을 위임하는 행위는 무효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수령 위임이 있었다는 이유로 인력사무소 계좌로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임금 변제의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

원심은 원고들이 대리수령인으로부터 임금을 현금으로 수령했다는 피고 주장에 대해서도 대리수령인의 제1심 증언에 비추어 이에 부합하는 서증을 믿지 않았고, 피고의 변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원심은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한 경우의 효력과 사자에 의한 임금 수령의 인정 범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통화 지급의 원칙이나 전액 지급의 원칙과 달리 직접 지급의 원칙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의한 예외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하거나 대리하게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다만 선박소유자는 승무 중인 선원이 청구하거나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가 지정하는 가족이나 그 밖의 사람에게 통화로 지급하거나 금융회사 등에 예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급하여야 한다(선원법 제52조 제3항). 이러한 선원법의 규정 외에도 근로자 본인이 직접 수령할 수 없는 사정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자(使者)에 의한 임금의 수령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43조의 규정 형식이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통념상 근로자 본인에게 지급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사람 또는 근로자 본인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임금을 수령할 때에만 그를 사자로 보아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대리수령인을 사회통념상 원고들 본인에게 지급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사람 또는 원고들 본인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들은 본인계좌 사용불가를 이유로 대리수령인에게 임금의 대리수령을 위임한다는 서류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했고, 피고는 그 서류에 따라 대리수령인에게 원고들의 임금을 일괄하여 지급했습니다.
  • 팀장은 해체작업에 필요한 인원을 현장에 소개하고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대리수령인은 제1심에서 원고들을 전혀 모르고, 팀장과 피고 직원이 위임장과 신분증을 보내 주어 자신의 계좌로 임금이 지급되면 팀장 등에게 보내 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피고가 대리수령인에게 원고들의 임금을 지급하였더라도 직접 지급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 본인이 직접 수령할 수 없는 사정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선원법 규정 외에도 사자에 의한 수령이 예외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으므로, 선원법에서 정한 예외만 인정된다는 취지로 보이는 원심의 이유 설시는 다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른 직접 지급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전원합의체 판결: 임금채권이 양도된 경우에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하거나 대리하게 하는 법률행위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4. 5. 10. 선고 94다6918 판결: 근로자로부터 임금채권의 추심을 위임받은 자가 사용자의 집행재산에 대하여 배당을 요구할 수 없다는 판결로, 같은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한 조문으로, 피고가 대리수령인에게 한 임금 지급이 무효라고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 선원법 제52조 제1항: 대법원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하면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과 함께 근거로 든 조문입니다.
  • 선원법 제52조 제3항: 승무 중인 선원이 청구하는 등의 경우 그가 지정하는 가족이나 그 밖의 사람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규정 외에도 근로자 본인이 직접 수령할 수 없는 사정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사자에 의한 수령이 예외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근로자가 위임장이나 대리수령 확인서를 써 주었더라도, 받는 사람이 사회통념상 근로자 본인에게 지급하는 것과 동일시되는 사람 또는 근로자 본인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아니면 그 지급은 직접 지급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위임 서류에 따라 대리수령인에게 임금을 일괄 지급했는데도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 대법원은 근로자 본인이 직접 수령할 수 없는 사정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사자에 의한 임금 수령도 예외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임금을 근로자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 지급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받는 사람과 근로자의 관계와 전달 경위가 이 기준에 맞는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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