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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대여금/채권회수

대출모집인이 명의를 모용하여 체결한 대출계약에서 명의자의 표현대리책임 인정 여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1.대법원 2025. 6. 5. 선고 2023다232526 판결

핵심정리

대출모집인 측이 명의자 이름의 대출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금융회사에 모집인 측이 명의자 본인으로서 대출을 신청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명의자의 표현대리책임을 부정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3다232526 판결(대여금)

대법원은 원고 금융회사의 상고를 기각했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의 표현대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쟁점

대출모집업무를 맡은 회사의 운영자 등이 다른 대출 때문에 맡아 둔 명의자의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해 명의자 이름의 대출서류를 위조하고 대출을 받은 경우, 금융회사가 명의자에게 대출원리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리인이라고 표시하지 않고 본인인 것처럼 행세한 경우에도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법리를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된다면 금융회사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대출업 등을 영위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입니다. 원고는 2018. 5. 17. 대출모집 회사와 임대차보증금 담보대출에 관한 대출신청인의 자필서명 확인, 대출구비서류의 접수·확인, 임대차조사 등을 맡기는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대출모집 회사의 운영자 또는 업무담당자들(이하 '운영자 등')은 원고가 서류심사만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점, 다른 금융기관의 선행 대출 내역이 신용정보조회 시스템에 반영되기까지 시일이 걸리는 점을 이용해, 같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로 원고로부터 이중의 대출을 받는 사기범행을 공모했습니다.
  • 피고는 2019. 8. 22. 임대주택을 보증금 220,0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했습니다. 그 직후 피고는 운영자 등에게 다른 금융기관의 임대차보증금 담보대출에 필요한 서류 작성을 위임하면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및 등본, 예금통장과 피고 명의 휴대전화 등을 교부했습니다.
  • 운영자 등은 피고의 위임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고, 그 대출금은 임대인에게 보증금으로 지급되었습니다.
  • 운영자 등은 2019. 8. 29. 피고 명의의 대출신청서와 대출계약서 등을 위조해 피고의 인감증명서 등과 함께 원고에게 제출했습니다. 원고는 같은 날 대출금 209,000,000원에서 인지대 75,000원을 공제한 208,925,000원을 피고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 운영자 등은 2018. 10. 24.부터 2019. 8. 29.까지 16회에 걸쳐 15명의 임차인 명의를 모용해 합계 3,457,775,000원을 원고로부터 이중으로 대출받았고, 피고 명의 대출은 그중 마지막이었습니다.
원고대출모집 회사피고운영자 등대출모집업무 위탁다른 금융기관 대출서류 작성 위임피고 명의 대출서류 위조·제출208,925,000원송금, 대출원리금 청구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8. 5. 17.원고와 대출모집 회사의 위탁계약 체결
  2. 2019. 8. 22.피고가 보증금 220,000,000원으로 임대주택 임차
  3. 2019. 8. 29.위조 서류로 피고 명의 대출 실행
  4. 제1심원심과 다른 결론, 피고 항소
  5. 원심제1심판결 취소, 원고 청구 기각
  6. 2025. 6. 5.대법원 상고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피고 명의 대출서류를 피고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인식하고 대출을 실행했으므로, 피고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채 위조된 서류로 이루어진 이 사건 대출계약에는 대리행위 이론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예비적으로, 표현대리가 문제 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본인 확인의무와 대출모집법인 사용 시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대출모집인을 통하여 체결한 이 사건 대출계약이 피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었더라도, 이는 원고가 금융실명법상의 본인 확인의무와 대출모집법인 사용 시 준수해야 할 금융기관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에게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제1심은 원심과 결론을 달리했고, 원심은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본인의 성명을 모용한 법률행위에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요건과 금융회사의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는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그 외에 사술을 써서 위와 같은 대리행위의 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단지 본인의 성명을 모용하여 자기가 마치 본인인 것처럼 기망하여 본인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본인을 모용한 사람에게 본인을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었고, 상대방으로서는 위 모용자가 본인 자신으로서 본인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된다.
이와 같이 금융회사인 원고는 대출모집인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부담하고, 금융회사는 금융거래에 있어서 본인 및 대리권의 확인에 관하여 일반인보다 고도의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위 대법원 2001다29896 판결 참조)까지 고려하면, 설령 대출모집인이 금융회사와의 위탁관계를 이용해서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금융회사가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모용자가 본인 자신으로서 본인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쉽게 인정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영자 등에게 피고를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원고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는 자필서명 확인, 대출구비서류의 확인, 임대차조사 등 대출업무 중 핵심적인 부분을 대출모집 회사에 위탁해 서류 위조 여부를 직접 확인할 기회를 스스로 제약하는 거래 구조를 선택했으므로, 그로 인한 불이익이나 위험도 원칙적으로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위탁계약에 따라 대출상담사에 관한 자료(사진 포함)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었으므로, 대출상담사와 대출신청 명의자 본인의 동일성 유무를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대출 실행 직전 운영자 등이 소지하던 피고 명의 휴대전화로 대출신청의사 등을 확인했으나, 그것만으로 원고의 과실이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가 임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관한 선순위 담보 설정 여부 등을 확인했더라면 운영자 등이 이중대출을 받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임대인을 상대로 그 확인절차를 밟지 않아 이 사건 대출의 실행을 막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대출 후 이중대출 여부를 사후적으로 점검하지 않아 이중대출이 반복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는 서류 위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할 뿐, 대출모집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운영자 등의 행위가 피고의 성명을 모용해 피고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보고,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뿐, 피고의 표현대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다29896 판결: 대법원은 성명 모용 행위에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요건과, 금융회사가 본인 및 대리권의 확인에 관하여 일반인보다 고도의 주의의무를 진다는 점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66303 판결: 대법원은 본인의 성명을 모용하여 본인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한 경우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요건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26조: 원고가 피고에게 대출원리금을 청구한 근거 조문으로, 대법원은 성명을 모용한 경우에도 기본대리권과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이 조문의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리인이라고 표시하지 않고 본인인 것처럼 행세해 본인 명의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도, 기본대리권과 상대방의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법리가 유추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출모집인 측이 위조 서류를 제출한 행위도 그와 마찬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금융회사가 자필서명 확인 등 핵심 업무를 대출모집인에게 위탁한 경우, 대출모집인이 명의를 모용해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금융회사가 그 사정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 다른 대출을 위해 인감증명서와 휴대전화 등을 맡긴 명의자도 이 사건에서는 금융회사의 본인 확인과 관리·감독 사정 등이 고려되어 표현대리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당한 사유는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아 판단하므로, 금융회사의 확인 절차 등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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