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횡령/배임
권원 없이 다른 사람 땅에 심은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면 재물손괴죄나 횡령죄가 될까요?
핵심정리
권원 없이 다른 사람 토지에 심은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수취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재물손괴죄와 횡령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7. 17. 선고 2025도978 판결(절도(인정된죄명:재물손괴·횡령))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2021. 10.경 사과 수취를 재물손괴죄로, 2022. 10.경 사과 수취를 횡령죄로 인정한 판단을 모두 법리오해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에게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는 환송 후 수원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수원지방법원 2024. 12. 13. 선고 2024노811 판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2021. 10.경 사과 수취는 재물손괴죄로, 2022. 10.경 사과 수취는 횡령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1. 17. 선고 2023고정854 판결: 2021. 10.경과 2022. 10.경 사과 수취에 관한 절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공동소유하는 토지에 권원 없이 사과나무 등 과수를 심고 두 차례 사과를 수취했습니다. 사과를 수취한 행위가 사과나무의 효용을 해한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에 해당하는지, 피해자가 토지의 점유·사용 중지를 요청한 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의 위탁신임관계가 생겼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1999. 6.경부터 이 사건 토지에 배추, 무, 고구마 등의 농작물을 재배했습니다.
- 피해자는 2008. 9. 23. 이 사건 토지 중 아버지의 공유지분을 공동상속한 후 2009. 3. 2.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 피고인은 2014. 4.경부터 이 사건 토지에 사과나무 등 과수를 식재했고, 2021. 10.경 사과 약 80개를 수취했습니다.
- 외국에 거주하던 피해자는 2022. 10. 13. 토지를 방문하여 과수 식재 사실을 알게 되었고, 2022. 10. 27.경 피고인에게 토지와 사과나무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토지의 점유·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피고인은 사과나무가 자기 소유라고 주장하며 피해자와 언쟁을 벌이고 토지를 매수하겠다고 제안하다가 2022. 10.경 사과 약 160개를 수취했습니다.
- 검사는 절도죄로 기소했고, 원심에서 횡령죄를 제1 예비적 공소사실로, 재물손괴죄를 제2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습니다.
- 2021. 10.경피고인이 사과 약 80개 수취
- 2022. 10. 27.경피해자가 토지 점유·사용 중지 요청
- 2022. 10.경피고인이 사과 약 160개 수취
- 제1심절도죄 유죄
- 원심재물손괴죄·횡령죄 유죄, 벌금 500,000원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수원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사과를 현실적으로 점유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인 절도죄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021. 10.경 수취에 관하여는 사과를 떼어 낸 행위가 과실이 달린 상태의 사과나무를 본래의 목적에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라고 보아 재물손괴죄를 인정했고, 2022. 10.경 수취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횡령죄를 인정했습니다.
피해자는 정당한 소유권에 기하여 2022. 10. 27.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인도 및 과수관리작업의 중지를 요청하였으므로 적어도 그 무렵 사과를 점유·관리하고 있던 피고인과 사과 소유자인 피해자와 사이에 조리에 의한 위탁신임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1심은 두 차례 사과 수취를 모두 절도죄로 보았으나, 원심은 원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따라 2021. 10.경 수취는 재물손괴죄, 2022. 10.경 수취는 횡령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재물손괴죄의 효용 침해와 횡령죄의 위탁신임관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본래의 용법에 따라 무단으로 사용·수익하는 행위는 소유자를 배제한 채 물건의 이용가치를 영득하는 것이고, 그 때문에 소유자가 물건의 효용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더라도 효용 자체가 침해된 것이 아니므로 재물손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탁관계가 있는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사과나무의 천연과실인 사과를 수취하는 것은 원물인 사과나무를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사과나무의 효용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뿐 사과나무의 효용 자체가 침해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은 2021. 10.경 사과 약 80개를 수확할 당시 자기 소유의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수취한다는 인식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는 2008. 9. 이후 외국에 거주하면서 토지를 관리하지 않다가 14년이 경과한 2022. 10.경에야 점유·사용 중지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 피고인은 「토지소유자가 요청할 때 비워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장기간 자신의 비용과 노력을 들여 사과나무를 재배해 왔고, 항의를 받자 사과나무의 소유자라고 다투면서 토지 매수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사과나무를 점유하면서 관리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점유·사용 중지 요청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사과를 피해자를 위하여 그대로 보관·유지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2021. 10.경 수취를 재물손괴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재물손괴죄의 「효용 침해」와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가, 피해자의 요청으로 조리에 의한 위탁신임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 2022. 10.경 수취를 횡령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횡령죄의 「위탁신임관계」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22도1410 판결: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본래의 용법에 따라 무단으로 사용·수익하는 행위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횡령죄의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도21286 판결: 위탁관계가 있는지는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 조문으로, 2021. 10.경 사과 수취가 사과나무의 효용을 해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 조문으로, 2022. 10.경 사과 수취 당시 피고인이 위탁관계에 의하여 사과를 보관하는 자였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 형법 제329조: 주위적 공소사실인 절도죄 조문으로, 원심은 사과가 피고인의 현실적 점유 아래 있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본래의 용법대로 무단 사용·수익한 행위는 효용 자체를 침해한 것이 아니어서 재물손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재물손괴죄가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영득죄와 구별되고, 무단 사용·수익은 소유자를 배제한 채 물건의 이용가치를 영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사과나무를 점유하면서 관리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피해자로부터 토지의 점유·사용 중지 요청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위탁신임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당사자의 관계와 점유하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했습니다.
- 이 사건은 파기환송되었으므로 피고인의 형사책임은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정해집니다. 원심 판결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와 별도로 2023. 4. 18.경 피고인을 상대로 토지 및 과수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7. 17. 선고 2025도978 판결 [절도(인정된죄명:재물손괴·횡령)] [공2025하,1601]
- 원심: 수원지방법원 2024. 12. 13. 선고 2024노811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