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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수용된 주택의 인도를 거절한 토지소유자의 토지보상법 위반죄와 정당행위 판단 기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9.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2도493 판결

핵심정리

대법원은 공익사업으로 수용된 주택을 수용 개시일 이후 인도하지 않은 경우에도 생활 근거 상실 여부, 이주대책 실시 여부, 공익사업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보고,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2도493 판결(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주택 인도거절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이 부분이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했습니다. 환송 후 춘천지방법원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므로, 이 판결로 유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급심

  • 춘천지방법원 2021. 12. 17. 선고 2021노402 판결: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한 제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1,000,000원을 선고하면서 1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1. 5. 7. 선고 2021고정38 판결: 주택을 이전하지 않은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고,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지장물을 이전하지 않은 부분은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토지보상법 제43조는 토지소유자 등이 수용 개시일까지 토지나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하도록 정하고, 제95조의2 제2호는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군부대 이전 사업으로 수용된 주택에 수십 년 거주해 온 피고인이 이주대책사업의 실시계획 승인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인도를 거절한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1978년경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진 주택에 수십 년 이상 거주하면서 인근 토지에 사과나무를 식재하고 재배하는 등 농업에 종사해 왔습니다.
  • 국방부장관은 2015. 11. 2. 이 주택이 있는 토지 등 일원을 사업예정지역으로 하여 군부대를 이전하는 국방·군사시설사업계획을 승인·고시했고, 보상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은 2016. 7. 20. 피고인 등 20인을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이 정한 이주대책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7. 12. 7. 주택과 사과나무 약 2,588주 등 지장물에 대한 보상금을 316,400,420원으로, 수용개시일을 2018. 1. 30.로 하는 수용재결을 했고, 보상금은 피고인을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되었습니다.
  • 피고인은 지급받은 보상금만으로는 새로운 곳에서 주거를 마련하고 다시 농사를 짓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택 인도를 거절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2020. 8.경부터 2020. 11. 2.경까지 주택과 사과나무, 비닐하우스 등 지장물을 이전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로 2020. 12. 29. 무렵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 위 범행기간에는 이주대책사업에 관한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소가 제기된 무렵에도 이주단지 공사 준공 및 분양 완료가 2022. 6.로 예정되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 피고인은 원심 계속 중인 2021. 8.경 임시거주시설을 제공받고 그곳으로 이사하면서 주택을 인도했습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피고인보상 수탁기관사업시행자주택·사과나무 등 수용재결이주대책대상자 선정주택 인도 거절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5. 11. 2.군부대 이전 국방·군사시설사업계획 승인·고시
  2. 2016. 7. 20.피고인 등 20인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3. 2018. 1. 30.수용개시일
  4. 2020. 8.경부터 2020. 11. 2.경까지공소사실의 범행기간(주택 미이전)
  5. 2021. 8.경임시거주시설로 이사하며 주택 인도
  6.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춘천지방법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사업시행자 측이 이주할 장소를 제공하지 않아 부득이 주택을 이전하지 못했으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배척한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원심은 피고인이 공탁된 보상금과 주거이전비 등을 모두 수령한 점 등 불리한 사정과 함께 다음 사정을 들어 제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고령이고 이 사건 수용처분으로 인하여 생활의 터전과 소득원을 잃게 되었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데에는 약속된 이주단지 조성사업이 지연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제1심과 원심은 주택 부분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고, 원심은 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한 점에서 제1심과 달랐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수용 개시일 이후 토지나 물건을 인도·이전하지 않은 토지소유자 등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토지보상법 제95조의2 제2호, 제43조가 토지소유자 등으로 하여금 수용할 토지 또는 물건을 수용 개시일까지 사업시행자에게 인도·이전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토지소유자 등을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토지보상법 제95조의2 제2호, 제43조의 벌칙조항으로 인하여 토지소유자 등은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의 자유, 재산권 등의 헌법상 기본권에 큰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토지소유자 등이 수용 개시일 이후 토지 또는 물건을 인도·이전하지 않는 경우에도, 토지소유자 등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상실하게 되는 권리의 내용, 특히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지 여부, 그 경우 토지보상법 제78조에 따른 이주대책의 수립·실시가 이루어지거나 이주정착금 등이 지급되었는지 여부, 토지소유자 등이 인도·이전의 대상인 토지 또는 물건을 보유한 기간과 그 기간 동안 해당 토지 또는 물건에 관하여 형성하여 온 생활환경, 그에 따른 이주의 용이성, 토지 또는 물건의 인도·이전거절행위가 공익사업의 시행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여, 토지소유자 등의 인도·이전거절행위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의 지배적인 사회윤리 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수용 개시일 이후 범행기간 동안 주택을 인도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택 인도거절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인은 수십 년 이상 주택에 거주하면서 인근에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해 왔으므로, 주택 인도는 주거와 직장을 포함한 생활 터전 전부를 이전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 피고인이 이주대책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했으나, 범행기간 당시 실시계획 승인과 이주택지 분양공고·분양신청·추첨절차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분양받을 토지의 실제 형태나 성상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피고인이 인도를 거절한 것은 주거 상실 이후 종전의 생활상태를 유지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2021. 8.경 임시거주시설이 제공되자 피고인이 이사함으로써 인도가 완료되었습니다.
  • 피고인의 인도거절행위로 군부대 이전 사업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토지보상법 제95조의2 제2호, 제43조 위반죄 성립과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주택 부분은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나머지 지장물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실무상 의미

  • 수용 개시일이 지나도록 토지나 물건을 인도하지 않으면 토지보상법 제95조의2 제2호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생활 근거 상실 여부, 이주대책 실시 여부, 보유 기간과 생활환경, 사업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이주대책대상자로 선정되었더라도 실시계획 승인이나 분양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아 분양받을 토지를 알 수 없었다는 사정이 판단 요소로 고려되었으므로, 이주대책의 진행 상황을 자료로 남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이 사건의 유무죄는 환송 후 춘천지방법원의 심리에서 정해지고, 다른 사건에서는 위 요소들에 관한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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