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할 수 없는 범죄를 수사해 기소했다면 그 공소제기는 유효할까요?
핵심정리
구 검찰청법상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 범죄를 검사가 직접 수사해 기소한 경우, 대법원은 그 공소제기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로서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 부분을 파기해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2도10256 판결(업무방해·주택법위반·주민등록법위반·공인중개사법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검사의 수사개시 가운데 피고인 1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부분을 뺀 나머지가 구 검찰청법의 수사개시 제한을 위반하여 위법한데도, 공소기각 여부를 심리하지 않고 유죄를 유지한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환송 후 원심이 이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므로, 이 판결로 피고인들에 대한 결론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22. 8. 8. 선고 2021노4092 판결: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항소와 피고인 1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이 피고인들에 대한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다른 공동피고인 1명에 대하여는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 11. 30. 선고 2021고단187, 994(병합) 판결: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여 피고인 1에게 징역 1년 및 추징 65,040,527원을,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각 벌금형과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구 검찰청법(2022. 5. 9. 개정 전)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이들 범죄 및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하여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제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하던 검사가 추가로 인지한 범죄에 관하여 직접 수사를 개시한 것이 이 제한을 위반했는지, 위반했다면 그 수사에 이어진 공소제기를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이 청약 가점이 높거나 특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으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명의로 아파트 분양을 신청하여 취득한 분양권을 전매해 수익을 취하기로 공범들과 모의하고, 안양·부산·속초 지역 아파트를 공급받았다는 것 등입니다.
-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피고인 1에게 명의를 제공하여 부산 지역 아파트를 공급받는 데 공모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피고인 1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 없이 분양권 전매를 알선했다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으로도 기소되었습니다.
- 경찰은 2020. 2. 26.경 공범들(원심 공동피고인들)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주택법 위반 등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이 2020. 3. 6.경 이를 이송받았습니다.
- 검사는 2020. 12. 29.경 공범 1명의 부산·속초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를 인지했고, 2021. 3. 29.경부터 2021. 6. 8.경까지 5차례에 걸쳐 피고인들 및 제1심 공동피고인들의 범죄를 추가로 인지하여 수사를 개시했습니다.
- 추가 인지된 범죄는 피고인 1을 공범 1명의 안양·부산·속초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의 공범으로 본 부분, 피고인들의 부산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 피고인 1의 전매 알선 관련 주택법 위반·공인중개사법 위반 범죄 등이었습니다.
- 2020. 2. 26.경경찰이 공범들의 안양 아파트 사건 송치
- 2020. 12. 29.경검사가 공범의 부산·속초 아파트 범죄 인지
- 2021. 3. 29.경부터 2021. 6. 8.경까지검사가 피고인들 및 제1심 공동피고인들 범죄 5차례 추가 인지
- 2021. 11. 30.제1심, 피고인들 유죄
- 2022. 8. 8.원심, 피고인들 항소기각
- 2025. 9. 11.대법원, 피고인들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검사가 구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를 위반하여 수사를 개시했으므로, 그 수사로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이 이 주장을 배척한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정리한 원심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 1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범행은 송치 사건과 직접 관련된 사건에 해당할 수 있으나, 피고인 1의 나머지 범행과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범행은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검사가 일반적인 수사권을 갖고 있고, 일부 사건은 위 단서 시행 전에 수사의 필요성에 관한 보고가 되었으며, 검사가 경찰의 수사를 회피하려고 직접 수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우므로, 수사개시가 일부 위법했더라도 수집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검사의 수사개시 제한을 위반한 수사에 이어진 공소제기의 효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아래 인용문의 「이 사건 규정」은 구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를 가리킵니다.
검사가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수사권 행사가 불가능한 범죄에 관하여 수사를 개시한 후 1차적 수사를 하는 것은 수사절차에 위법이 있는 경우이고, 그에 관한 공소제기는 위법하게 개시된 수사절차를 종결하는 처분으로서 해당 수사절차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규정을 위반하여 개시된 수사절차에 이어진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른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
한편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개시를 통해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제기권자가 재기소를 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통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에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
대법원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구체화한 구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이하 구 수사개시규정) 제3조가 모법의 규율 범위를 벗어났다고 해석하기 어려워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규정을 기준으로 수사개시의 적법성을 따졌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부분만 수사개시가 적법하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들의 주택법 위반, 업무방해,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범죄는 구 수사개시규정 제2조의 「중요 범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들은 경찰공무원이 아니어서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 경찰이 송치한 본래범죄는 공범들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이고, 피고인 1의 안양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는 이와 공범관계에 있으므로 검사의 수사개시가 허용됩니다.
- 피고인 1의 부산·속초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는 본래범죄에 관한 영장으로 확보한 공범의 수첩이 공통된 증거물이 될 수 있더라도 「이 사건 본래범죄의 피의자가 범한 수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본래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가 아닙니다.
- 피고인들의 부산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와 피고인 1의 전매 알선 관련 범죄는 보완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 일부가 공통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본래범죄와 직접 관련성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위법한 부분에 관하여 수사개시가 적법한지 심리한 다음, 위반으로 평가되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선고를 했어야 하는데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들과 원심은 이 문제를 증거능력의 문제로 다루었으나, 대법원은 공소제기 자체가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했고,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밖에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인 1은 파기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한 부분도 전부 파기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두19526 판결: 시행령이 모법의 해석상 가능한 것을 명시하거나 모법 조항의 취지에 근거하여 구체화한 것이면 직접 위임 규정이 없어도 무효로 볼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에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제한했고, 검사의 수사개시가 이 단서를 위반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 구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제3조: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의 의미를 구체화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무효가 아니라고 보고 이를 기준으로 수사개시의 적법성을 판단했습니다(2022. 9. 8. 개정으로 삭제).
-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대법원은 수사개시 제한을 위반하여 개시된 수사절차에 이어진 공소제기가 이 조항에 따른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제197조의3: 대법원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와 시정조치요구를 정한 이 조항들을 들어, 사법경찰관과 검사의 상호협력, 상호견제 구조가 수사개시 제한의 입법 취지라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구 검찰청법(2022. 5. 9. 개정 전)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했다면, 그 범죄가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 안에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범위를 벗어난 수사에 이어진 공소제기를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송치 사건과 일부 증거가 공통된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피고인 1의 부산·속초 지역 아파트 관련 범죄는 본래범죄에 관한 영장으로 확보한 공범의 수첩이 공통된 증거물이 될 수 있더라도 「이 사건 본래범죄의 피의자가 범한 수죄」에 해당하지 않아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쳐 재기소를 할 수도 있다고 보았으므로, 공소기각이 곧 처벌 가능성이 없어진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2도10256 판결 [업무방해·주택법위반·주민등록법위반·공인중개사법위반] [공2025하,1987]
-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2. 8. 8. 선고 2021노4092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