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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사기

임상시험 대금 편취 사건에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죄수 관계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9.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932 판결

핵심정리

임상시험 대행기관 운영자가 위탁 회사를 기망해 대금을 받고 같은 방법으로 신약 개발업무를 방해한 경우,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업무방해죄가 별개로 성립하는 실체적 경합관계라고 보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도1932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일부변경된죄명:사기)·업무방해)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심이 업무방해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부분은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파기된 부분은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해야 하므로 그 부분의 결론과 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쟁점

피고인은 임상시험 대행기관을 운영하면서 위탁기관인 피해회사로부터 의뢰받은 임상시험을 의뢰받은 대로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관련 비용을 계속 청구·수령하여 임상시험 대금 등을 편취하고, 같은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신약 개발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가 성립할 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1항)가 따로 성립하는지, 따로 성립한다면 두 죄가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상상적 경합관계인지 실체적 경합관계(형법 제37조)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해회사는 항암제, 암성통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회사이고, 피고인은 호주에 설립되어 임상시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행기관의 실운영자입니다.
  • 피해회사는 대행기관과 2012. 3. 22. CRO 계약, 2012. 3. 26. MSA 계약을 맺고 호주에서 암성통증 치료제 2상 임상시험을 추진했습니다. 2014. 7. 1.에는 대행기관이 예산 형식으로 미리 인보이스를 발행하고 피해회사가 6~12개월 간격으로 보수를 사전에 분할 지급하는 추가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 피고인은 2014. 5. 26., 2014. 9. 29. 피해회사에 임상시험 진행 정도가 각각 75%, 82%라는 임상진행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은 2015. 5.경에서야 시작했습니다.
  • 2015. 8. 12.부터 2017. 8. 8.까지 427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사전선별절차를 실시했으나 통과한 환자는 4명이었고, 선별절차 단계까지 진행된 환자와 투약이 이루어진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 피해회사 측은 2019. 1. 16. 호주법원의 승인 아래 대행기관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고, 피고인은 이 검사에서 임상시험의 데이터나 보고서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피해회사대행기관피고인검사호주 임상시험위탁, 대금 지급실제 운영진행 보고서 제출, 비용 청구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업무방해 기소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2. 3. 22.피해회사와 대행기관 CRO 계약 체결
  2. 2014. 5. 26.진행 정도 75% 임상진행보고서 제출
  3. 2015. 5.경임상시험 환자 모집 시작
  4. 2015. 8. 12.부터 2017. 8. 8.까지427여 명 사전선별, 투약 환자 없음
  5. 2024. 1. 19.원심, 징역 3년 선고, 업무방해 부분 이유무죄
  6. 2025. 9. 11.대법원,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파기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항소심에서 편취액 합계를 5,878,162 호주달러에서 5,578,162 호주달러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고 이를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원심은 대행기관이 2014. 7.경 이후에도 IB 개정, 임상병원과의 계약 체결, 사전선별절차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는 했지만 환자 모집과 투약 등의 절차로 나아가지 못했는데도 피고인이 임상시험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피해회사를 기망했다고 인정했고, 2014. 5. 26.자 중간보고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위와 같은 중간보고서 작성 경위, 목적,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임상시험의 진행 상황으로서의 연구진척도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원심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불가벌적 수반행위에 해당하여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업무방해 부분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원심판결이 정리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따르면 제1심은 업무방해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았으므로, 업무방해 부분에 관한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이 서로 달랐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죄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임상시험 대금 등을 교부받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위계로써 피해자의 신약 개발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는 보호법익, 구성요건적 행위의 양태, 범죄의 기수 시기 등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어느 한 죄의 불법과 책임의 내용이 다른 죄의 불법과 책임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별개로 성립한다.
나아가 위 각 죄는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상상적 경합관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두 죄가 별개로 성립하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임상시험 대금 등을 교부받은 죄와 위계로써 신약 개발업무를 방해한 죄는 보호법익, 구성요건적 행위의 양태, 범죄의 기수 시기 등이 서로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 어느 한 죄의 불법과 책임의 내용이 다른 죄의 불법과 책임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두 죄는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업무방해죄를 불가벌적 수반행위로 보아 이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것에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지적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였습니다.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의 성립, 이득액 산정, 증거능력 등에 관한 피고인의 상고이유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파기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은 업무방해 부분(이유무죄 부분)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부분 중 유죄 부분을 모두 파기해야 하고, 이유무죄로 판단된 나머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부분은 유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피고인이 피해회사로부터 임상시험 대금 등을 편취한 부분에 적용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의 근거 조항입니다.
  • 형법 제347조 제1항: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임상시험 대금 등을 교부받은 행위가 해당하는 사기죄 조문입니다.
  • 형법 제314조 제1항: 피고인이 같은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신약 개발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 공소사실에 적용된 조문입니다.
  • 형법 제37조: 대법원이 두 죄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판단하면서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이 사건과 같이 위탁받은 업무의 진행 상황을 속여 대금을 받은 경우, 사기죄 외에 위탁 회사의 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한 업무방해죄가 따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원심은 2014. 5. 26.자 중간보고서에 75%라는 수치를 뒷받침할 구체적·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변호인의 반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 피고인이 보고서를 보낸 메일에서 연구진척도를 강조해 둔 점과, 피해회사 회장이 2014년 안에 임상시험을 완료하겠다는 피고인의 말에 따라 그 수치를 그대로 신뢰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었습니다. 연구·개발 용역을 맡긴 회사는 진행률 수치와 함께 구체적인 진행 내역을 보고받아 두는 것이 사실 확인에 도움이 됩니다.
  • 대법원은 파기된 부분의 결론을 직접 정하지 않고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으므로, 그 부분의 결론과 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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