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횡령/배임
대주주의 채무변제 자금을 마련하려고 시가보다 높은 환급금으로 유상감자를 하면 이사에게 배임죄가 성립할까요?
핵심정리
대법원은 상법 절차와 주주평등의 원칙을 지킨 유상감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거나 대주주에게 투하 자본을 환급하려는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 회사 손해를 단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임무위배행위로 보기 부족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상감자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이유 중 회사의 형해화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한 부분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0. 11. 25. 선고 2019노2099 판결: 유상감자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무죄를 유지했습니다(다른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의 유죄 부분은 파기하고 다시 판결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86 판결: 유상감자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회사의 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대주주의 채무변제에 필요한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시가보다 높은 1주당 환급금을 정해 유상감자를 실행했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상법이 정한 절차를 지킨 유상감자에서 이사의 업무상 임무위배행위와 회사의 재산상 손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와 상법 제438조, 제439조 제2항, 제232조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회사의 대주주이고, 피고인 2는 회사의 대표이사였습니다.
- 회사는 2013. 5. 23. 이사회에서 유상감자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의결했고, 2013. 5. 30. 임시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로 유상감자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채권자보호를 위한 통지가 이루어졌고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는 없었습니다.
- 회사는 2013. 7. 2. 모든 주주에게 지분율에 따라 감자 대상 주식을 배정하고, 배정된 주식에 대해서는 모두 1주당 7,500원의 동일한 금액으로 매수했습니다. 같은 날 자기주식취득도 함께 실시했습니다.
- 원심은 피고인 1과 주주인 다른 회사에 배정된 주식 중 일부는 해당 주주의 선택으로 유상감자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 원심은 유상감자 등이 피고인 1 등이 제3자에게 지급해야 할 주식매수대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았고, 회사는 이를 위해 금융권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습니다.
-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2012. 12. 31. 기준 회사의 자본은 약 397억 원이었고, 자기주식취득과 유상감자로 주주들에게 지급된 약 217억 원을 빼고도 약 180억 원의 자본이 남는 상태였습니다.
- 검사는 회사 주식의 가치가 주당 649원에 불과한데도 7,500원으로 임의로 평가해 유상감자를 실행함으로써 피고인 1에게 10,922,260,360원, 주주인 다른 회사에 1,704,672,171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회사에 합계 12,626,932,531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기소했습니다.
- 2013. 5. 23.이사회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 의결
- 2013. 5. 30.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유상감자 승인
- 2013. 7. 2.지분율대로 배정한 주식을 1주당 7,500원에 매수
- 제1심유상감자 부분 무죄
- 원심검사의 항소 기각, 무죄 유지
- 2025. 10. 16.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유상감자가 상법상 절차를 모두 준수했고 주주평등의 원칙에도 반하지 않으며, 상법이 자본금 감소에 목적상의 제한을 두지 않으므로 목적이 대주주 등의 채무변제 자금 마련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환급금 7,500원의 근거가 된 회계법인의 주식가치 평가보고서에는 객관성, 공정성에 의심이 있다고 보면서도, 당시 적정 주가를 주당 3천 원 대에서 5천 원 대 범위 정도로 예상하고 7,500원으로 산정한 점만으로 과도한 자금유출이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유상감자로 인한 배임 여부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결국 유상감자로 인한 배임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회사의 재정상황에 비추어 과도한 자금이 유출되어 회사가 형해화되거나 그 존립 자체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원심은 2014. 6. 23. 회계법인의 한정의견이 있기 전까지 채권자인 금융기관들이 대출한도 축소 없이 만기를 연장해 준 점, 그 뒤 금융기관들이 대출기간 연장을 거부한 것은 한정의견 때문이고 유상감자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원심은 회사가 형해화되었거나 존립 자체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유상감자와 이사의 업무상배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다만 유상감자를 통해 회사 재산이 감소하더라도 동시에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분 가치도 감소하게 되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을 비롯하여 상법에서 정한 관련 절차를 모두 준수하여 유상감자가 이루어졌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상감자에 따른 1주당 환급금의 액수가 시가보다 높다거나 대주주에게 투하 자본을 환급한다는 등의 목적으로 유상감자가 실행되었다는 사정만을 들어 회사가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회사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하는 순자산을 주주들에게 반환해야 하거나 주식 수를 조정해야 할 때 또는 합병 등 절차를 위해 주주들의 지분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는 등, 자본금을 감소시킬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기왕의 재무상태에 비추어 과다한 규모의 자산이 유출되고 이로 인해 통상적인 기업활동을 위한 채무변제가 어려워지는 등 회사의 경영과 자금 운영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초래되었다면, 이사는 자본금 감소와 관련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회사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위배한 것이고, 이로 인해 회사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 다음과 같이 보았습니다.
- 원심 이유 중 회사가 형해화되거나 그 존립 자체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임무위배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한 부분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그러나 피고인 1, 피고인 2의 유상감자 행위가 회사에 대한 업무상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상법에서 정한 자본금 감소와 배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 기준 설시는 바로잡고, 무죄라는 원심의 결론은 수긍했습니다. 그 밖에 자기주식 취득 부분 등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와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5의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520 판결: 업무상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의 의미를 정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위 2004도520 판결과 함께 임무위배행위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375 판결: 재산상 손해에 실해 발생의 위험이 포함되고 손해 유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주식회사의 자본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물적 기초를 구축하기 위하여 주주들이 출연하는 금원이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 유상감자에서 임무위배행위와 재산상 손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법 제356조: 업무상 임무에 위배한 배임을 처벌하는 조문으로, 대법원은 대주주와 대표이사의 이 사건 유상감자 행위가 회사에 대한 업무상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했습니다.
- 상법 제438조: 자본금 감소에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는 조문으로, 이 사건 유상감자는 2013. 5. 30.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쳤습니다.
- 상법 제439조: 제2항이 자본금 감소에 채권자 보호절차를 거치도록 하며, 원심은 이에 따라 채권자보호를 위한 통지가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 상법 제232조: 채권자 이의 절차를 정한 조문으로, 이 사건에서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는 없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주주평등의 원칙을 비롯해 상법이 정한 절차를 모두 지킨 유상감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다거나 대주주에게 투하 자본을 환급하려는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자본금을 감소시킬 합리적 이유 없이 회사의 재무상태에 비해 과다한 자산이 유출되고 채무변제가 어려워지는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생기면 이사가 재산보호의무를 위배하고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감자를 결정하는 이사로서는 감자의 필요성과 감자 후 회사의 채무변제와 자금 운영 사정 등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대법원은 회사의 형해화나 존립 자체에 대한 현저한 지장을 고려하도록 한 원심 설시를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으므로, 비슷한 사안에서는 대법원이 제시한 위 기준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 [공2025하,2218]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1. 25. 선고 2019노209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