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수사 개시 전 위력 행사와 특정범죄가중법상 면담강요등죄의 성립 요건
핵심정리
대법원은 수사 개시 전에 사건 관련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 한 위력 행사도 면담강요등죄가 될 수 있으나, 수사나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과 그에 대한 고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도5325 판결(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수사 또는 재판 전의 위력 행사도 처벌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리와 그 요건을 제시한 뒤,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5. 4. 1. 선고 2023노3039 판결: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는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있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진주지원 2023고단785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이 수사가 개시되기 전에 후임병인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자신에 대한 신고를 무마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행위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의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위력을 행사한 것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 조항이 수사 개시 전의 행위에도 적용되는지, 적용된다면 어떤 상황과 고의(형법 제13조)가 필요한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공군 부대에서 정비병으로 근무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후임병이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2. 5. 16.~26. 기간 4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비롯한 후임병들을 병사휴게실에 강제집합 시켰고, 피해자는 이를 병영생활전문상담관에게 알렸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 사실을 주임원사가 알게 되었다는 이유로 2022. 5. 31. 18:39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고 「다음에 또 그런 내용이 또 얘기할 수 있으면 잘 한번 설명 좀 해줘」라고 말하는 등 신고를 무마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 피해자는 그 통화 당시 군사경찰에 신고하기 전이었고, 병영생활전문상담관에게만 피해사실을 알린 시점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 피해자의 아버지가 2022. 7. 4. 14:07경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유선 신고를 했고, 원심은 그 이후의 수사가 이를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강제집합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분리조치만 되었고, 피고인은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 2022. 5. 16.~
26. 4차례 강제집합(공소사실 기재) - 2022. 5. 31.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
- 2022. 7. 4.피해자의 아버지가 처벌 요구 신고
- 제1심유죄, 벌금 100만 원
- 원심제1심판결 파기, 무죄
- 2025. 10. 16.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통화 당시 피고인이 이미 가혹행위 범죄혐의를 받고 있었다거나 그 행위가 구체적으로 형사사건화될 예정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형사사건의 수사를 전제로 위력을 행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 근거로 피해자가 병영생활전문상담관에게만 피해사실을 알린 상태였고 수사 의뢰가 예정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강제집합 혐의가 사건의 성질상 징계를 넘어 수사가 개시되기에 자명한 사건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었습니다.
수사기관이 이 사건 범죄혐의 사실을 인지한 것은 빨라도 2022. 7. 4.로, 그 전에는 수사가 개시되었다거나 수사개시가 예상되는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제1심은 수사 개시 이전이라도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위력을 행사하여 신고를 체념하게 하거나 주저하도록 만드는 경우에도 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9 제4항(판결에서 「이 사건 조항」)이 수사 개시 전의 위력 행사에도 적용되는지와 그 요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조항은 그 적용 범위를 행위자의 행위 당시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이 개시되어 진행 중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수사 또는 재판 전의 위력 행사 등도 이 사건 조항 위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조항 위반죄는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의 원활한 작용 등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수사 또는 재판 전의 위력 행사 등이 이 사건 조항 위반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 행사 등을 하여야 하고 그에 관한 고의도 있어야 한다.
여기서 ‘수사 또는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란 범죄 혐의사실의 구체성과 경중, 피해자나 목격자 등의 존부, 피해 상황, 범죄 신고·고소·고발 등에 대한 적극성, 수사기관의 범행 인지 용이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본 점을 살폈습니다.
- 공소사실 기재 행위 당시 피고인이 이미 후임병들에게 위력에 의한 가혹행위를 하였다는 범죄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 그와 같은 행위가 구체적으로 형사사건화될 예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 피고인에게 「자신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고,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면담강요등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법령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으로, 수사 개시 전의 행위에도 적용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 형법 제13조: 대법원이 수사 개시 전의 위력 행사가 이 죄에 해당하려면 그에 관한 고의도 있어야 한다고 본 부분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수사나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건 관련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하고 그에 관한 고의가 있으면 이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수사나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인지는 범죄 혐의사실의 구체성과 경중, 피해자나 목격자 등의 존부, 수사기관의 범행 인지 용이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건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 이 사건에서 원심은 통화 당시의 신고 상황, 수사기관의 인지 시점, 강제집합 혐의의 성질 등을 따져 무죄로 판단했고, 대법원은 그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도5325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 [공2025하,2225]
- 원심: 창원지방법원 2025. 4. 1. 선고 2023노303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