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매매/분양계약
사업계획승인 후 환불보장약정 무효를 이유로 한 지역주택조합 분담금 반환 청구의 신의칙 위반 여부
핵심정리
환불보장약정 무효를 이유로 지역주택조합원이 분담금 반환을 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조합원이 이를 주장하지 않는 사이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사업이 정상 진행되었다면 그 주장은 신의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등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3846 판결(계약금반환청구의소)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과 이에 해당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여서 조합가입계약도 무효라는 원심 판단은 수긍했으나, 원고의 반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나54706 판결: 제1심판결 중 원심이 지급을 명한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8.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했으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5. 28. 선고 2023가단116664 판결: 피고에게 돈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쟁점
지역주택조합이 총회 결의 없이 조합원에게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 미접수 시 납입한 분담금 전액의 환불을 보장한다.」는 약정을 해 주었고, 기한은 지났지만 그 뒤 사업계획승인신청과 승인이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 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이므로 조합가입계약도 무효라고 주장하며 계약금 반환을 구한 것이 받아들여지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총유물의 처분에 사원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민법 제276조 제1항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정한 민법 제2조가 함께 다루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부산 남구 일원에서 공동주택 신축·분양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으로, 2017. 10. 18.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 원고는 2019. 12. 10. 피고에게 조합가입계약의 계약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지급했고, 2020. 1. 29. 조합원 분담금을 3억 9,840만 원으로 정하여 아파트 1세대를 분양받기로 하는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원고는 조합가입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 미접수 시 납입한 분담금 전액의 환불을 보장한다.」는 환불보장약정이 기재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받았습니다.
- 피고는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지 못했고, 2022. 4. 20.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여 2023. 5. 30. 승인을 받았습니다.
- 원고는 2023. 6. 26. 주위적으로는 피고가 환불보장약정으로 원고를 기망했다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예비적으로는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계약금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 2020. 1. 29.조합가입계약 체결, 안심보장증서 교부
- 2020. 6.환불보장약정에서 정한 기한 경과
- 2023. 5. 30.사업계획승인(2022. 4. 20. 신청)
- 2023. 6. 26.원고, 계약금 반환을 구하는 소 제기
- 원심예비적 부당이득반환청구 인용
- 2025. 9. 25.대법원, 피고 패소 부분 등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조합원 분담금이 조합원들의 총유물이고 환불보장약정은 이를 직접 처분하는 행위인데, 피고 조합 규약에 관련 규정이 있거나 총회 결의·추인을 거쳤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환불보장약정은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이어 환불보장약정이 원고가 조합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었을 것으로 보여 조합가입계약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피고가 무효를 알면서 고지하지 않았다거나 재원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신의칙 위반 항변은 다음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환불약정이 무효임을 알면서도 피고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피고가 그렇게 신뢰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더욱이 이 사건 환불약정이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 이상 그 환불약정에서 정한 조건이 성취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진다고 할 것도 아니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은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라고 볼 사정은 없다고 보아 지연손해금을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3. 8. 4.부터 인정했고, 제1심판결 중 원심이 지급을 명한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의 효력과 이를 이유로 한 조합원의 분담금 반환 주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비법인사단인 지역주택조합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사업의 일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그로 인하여 사업이 중단 또는 실패할 경우에는 조합원이 납입한 분담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면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러한 환불보장약정은 총회의 결의 없는 총유물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될 수 있고, 이는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환불보장약정이 무효로 되어 환불을 받을 수 없게 되었더라도 환불보장약정과 조합가입계약의 궁극적 목적인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나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고 있는 동안 환불보장약정에서 환불의 소극적 조건으로 삼은 절차가 결국 이행되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고 더 나아가 주택건설사업이 무산될 우려 없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그 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목적과 취지를 벗어나 환불보장약정의 무효 및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고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도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미 납입한 분담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의 주된 목적은 피고가 조속히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여 사업계획승인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고, 피고는 기한인 2020. 6.을 지키지 못했으나 2022. 4. 20. 신청하여 2023. 5. 30. 승인을 받음으로써 약정에서 정한 절차가 이행되었습니다.
- 그 뒤 주택건설사업이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고 사업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은 드러나지 않으므로, 약정 당시 원고가 우려하였던 사업 불발의 위험은 소멸했다고 보았습니다.
- 설령 2020. 6.까지 사업계획승인신청이 이행되지 않으면 조기에 조합가입계약에서 벗어나려는 원고의 의사가 환불보장약정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하더라도, 2020. 6.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원고가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거나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은 이상 그 의사를 묵시적으로 철회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 조합원 분담금은 상당한 공공성을 띠어 원고에게 반환함으로써 재원 부족이 생기면 그 피해가 나머지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고, 피고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후에는 신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어 대체 조합원을 모집할 기회도 상실했습니다.
-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원고는 사실상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는 반면 피고와 나머지 조합원들이 손해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로 조합가입계약도 무효가 된다는 원심 판단에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나 일부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제1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신의칙 위반 항변을 배척하고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환불약정이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 이상 그 조건이 성취되었는지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 환불보장약정에서 정한 절차가 이행되어 그 목적이 달성된 사정 등을 들어 원고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파기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어, 원고가 주위적·예비적으로 청구했더라도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주위적 청구 중 그에 대응하는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과 이에 해당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0다259100 판결: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 중 하나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피고의 상고로 파기할 때 나머지 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까지 함께 파기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35675 판결: 위 법리가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를 심판의 순위를 붙여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7다247145 판결: 위 2012다35675 판결과 함께 같은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2조: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된 뒤 원고가 그 무효를 들어 분담금 반환을 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신의성실의 원칙의 근거입니다.
- 민법 제137조: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일 때 조합가입계약까지 무효가 되는지를 원고의 가정적 의사로 판단한 일부무효 법리의 근거입니다.
- 민법 제276조 제1항: 총회 결의 없이 체결한 환불보장약정이 총유물 처분행위로서 무효로 될 수 있다고 본 근거입니다.
- 민사소송법 제253조: 원고가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소에 병합한 형태를 따져 파기 범위를 정하는 데 쓰였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436조: 대법원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등을 파기하고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 근거입니다.
실무상 의미
- 총회 결의 없는 지역주택조합의 환불보장약정은 무효로 될 수 있고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무효를 주장하지 않는 사이 약정에서 정한 절차가 이행되고 사업이 정상 진행되면 뒤늦은 무효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2020. 6.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원고가 반환을 요구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습니다. 환불보장약정에서 정한 기한이 지난 뒤 조합원이 반환을 요구하거나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지 않은 기간이 신의칙 판단에서 고려되었습니다.
- 대법원은 사업계획승인 후 신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어 대체 조합원을 구할 기회가 없어지는 점과 나머지 조합원들의 피해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조합원 한 사람의 반환청구가 다른 조합원들의 이해와 함께 판단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3846 판결 [계약금반환청구의소] [공2025하,2032]
-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나5470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