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IT
동의서를 받아 만든 아파트 단체대화방에서 주민의 실명과 동·호수를 부르면 개인정보 누설일까요?
핵심정리
아파트 소음 피해보상 업무로 동의서를 받아 만든 단체대화방에서 반대 의견을 낸 주민을 실명과 동·호수로 부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가 있으면 누설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4도19539 판결(개인정보보호법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사전 동의 없이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하여 개인정보를 누설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는데, 대법원은 이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무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9. 선고 2024노852 판결: 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양형부당 주장만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3. 27. 선고 2023고정1844 판결: 개인정보 누설로 인한 각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은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 50만 원을 선고하고, 수집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아파트 주민 피해보상 업무를 하던 피고인이 업무상 받은 주민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단체대화방에 게시한 행위가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 제2호가 금지하는 개인정보 누설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동의서를 쓸 때 대화방에서 실명과 동·호수가 쓰이는 데에 사전 동의했다고 볼 수 있는지, 사전 동의가 있으면 제71조 제5호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2021. 3.경 및 2022. 4.경 아파트 주민들에게 인근 소음 피해보상에 관한 조정신청, 국가기관 탄원, 카카오톡 대화방 개설 등과 관련한 동의서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동의서에 실명, 아파트 동·호수, 전화번호 등을 적고 서명 또는 날인했습니다.
- 동의서와 함께 제시된 것으로 보이는 안내문에는 동·호수·성명을 사용한 주민 의견수렴, 공지사항, 결산보고, 기타 업무에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제출 및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성명, 주소(동·호수),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및 사용한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 피고인은 동의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단체대화방을 만들었습니다. 다수 주민은 익명으로 참여했으나, 일부 주민은 스스로 실명과 동·호수를 적거나 다른 주민을 초대하면서 실명과 동·호수로 특정했고, 찬조금을 낸 주민들의 실명과 동·호수도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2. 4. 7., 2022. 4. 8., 2022. 11. 23. 대화방에서 피해자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호명하며 게시했습니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의견이나 대화방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의견을 올리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이었습니다.
- 수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고발로 시작되었습니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원심에서 대화방에서 자신의 동·호수와 실명이 사용·공개되는 것을 알고 서명·동의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탄원서)를 냈습니다.
- 2021. 3.경 및 2022. 4.경피고인이 주민들에게 동의서 작성 요청
- 2022. 4. 7., 2022. 4. 8., 2022. 11. 23.대화방에서 피해자들 실명·동·호수 게시(공소사실)
- 2024. 3. 27.제1심, 누설 부분 유죄, 벌금 50만 원
- 2024. 11. 29.원심, 제1심 유죄부분 파기, 벌금 30만 원
- 2025. 10. 30.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들이 실명과 동·호수를 주민 피해보상 업무에 쓰는 범위에서만 제공에 동의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반대 의견을 낸 피해자들을 지적하거나 반박할 목적으로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한 것은 그 범위에 들지 않고, 일부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실명과 동·호수를 밝히거나 특정한 상황에서 다른 주민의 실명과 동·호수를 언급한 사정만으로는 대화방 참여 주민들 사이에 자신의 실명과 동·호수를 제한 없이 공개하기로 하는 취지의 일반적인 동의나 양해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보아 사전 동의 없는 누설로 판단했습니다. 정당행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동·호수 및 실명 등의 개인정보가 ‘주민 피해보상 업무와 관련된 의견 수렴, 공지사항, 결산보고, 기타 업무’에 이용되는 한에서만 위 정보의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1심과 원심은 모두 누설 부분을 유죄로 보았고, 원심은 양형부당 주장만 받아들여 벌금을 5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낮추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개인정보 누설과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 및 제71조 제5호의 문언,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의미 등을 종합하면,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에서 금지하는 개인정보의 누설에 관하여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을 벌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해자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주민들은 이 사건 단체대화방에서 자신들의 실명과 동·호수가 사용되는 데 대해 사전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실명과 동·호수를 게시한 경위에 개인적 동기가 일부 내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그 근거로 누설을 「아직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로 해석해 온 점과, 개인정보 보호법의 보호법익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사전 동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대화방 개설 등 피해보상 업무와 관련한 동의서에 실명, 동·호수, 전화번호를 적고 서명 또는 날인했습니다.
- 안내문에는 동·호수·성명을 사용한 주민 의견수렴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성명, 주소(동·호수) 등을 수집 및 사용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대화방에서는 일부 주민이 스스로 또는 다른 주민을 실명과 동·호수로 특정했고, 찬조금을 낸 주민들의 실명과 동·호수도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 피해자들이 호명 방식에 대해 직접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수사는 관리사무소장의 고발로 시작되었습니다.
-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원심에서 개인정보가 누설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탄원서)를 냈습니다.
원심은 반박 목적의 게시가 동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게시 경위에 개인적 동기가 일부 내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원심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개인정보 누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3070 판결: 누설을 아직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로 해석해 온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18도1966 판결: 위 누설의 의미에 관한 해석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49933 판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의미와 헌법상 근거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5도3153 판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의 누설을 금지하는 조문으로, 대법원은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가 있으면 이 조의 누설로 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위반을 처벌하는 조문으로, 원심이 유죄 판단에 적용했습니다(현행 제71조 제9호 참조).
- 개인정보 보호법 제1조: 법의 목적을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이 누설 처벌 범위를 해석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 헌법 제10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의 근거입니다.
-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근거입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동의서와 안내문에 적힌 사용 목적과 방법, 대화방에서 실명과 동·호수가 쓰이던 모습, 피해자들의 태도 등을 함께 보고 사전 동의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주민 모임이나 단체에서 개인정보를 받을 때는 어디에 어떻게 쓸지 동의서와 안내문에 구체적으로 적고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한 것이어서 피고인의 유무죄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동의서 문구와 대화방 운영 사정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4도19539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공2025하,2279]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9. 선고 2024노852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