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폭행/상해
사건 후 오래 지나 발급된 상해진단서로 상해죄를 인정할 때 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기준
핵심정리
사건 발생 약 1년 3개월 뒤 발급된 상해진단서에 대해, 대법원은 발급 경위, 진단 내용과 치료 경과, 의사가 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에 비추어 상해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상해)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상해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상해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무죄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5. 7. 8. 선고 2023노2604 판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3. 9. 21. 선고 2021고정66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강이를 걷어차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는 공소사실에서, 사건 약 1년 3개월 뒤 발급된 상해진단서와 진료기록부로 상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을 어떤 사정을 살펴 판단하는지, 피해자의 상처가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증명되었는지가 쟁점입니다. 증거의 증명력 판단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검사는 피고인이 2019. 3. 25. 13:00경 길에서 피해자(45세)가 피고인 아버지의 인감 변경을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화가 나 발로 피해자의 정강이를 걷어차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아래 다리의 기타 및 상세불명 부분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당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진료기록부에는 표층열치료, 심층열치료, 재활저출력레이저치료 등을 받고 진통제 등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 진료기록부의 진단란에는 공소사실의 「아래 다리의 기타 및 상세불명 부분의 타박상」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의 여동생의 행위로 입었다고 주장한 얼굴과 손목 및 손 부위의 손상도 함께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당일 치료를 받은 뒤 다시 병원을 방문하거나 정강이 부위 치료를 받지 않았고, 처방받은 약을 구입·복용하였다는 자료도 기록상 없었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으로부터 약 1년 3개월이 지난 2020. 6. 23.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고, 2020. 7. 14.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동생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죄로 고소했습니다.
-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는 제1심 법정에서 피해자를 진료한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진료기록부를 참조하여 상해진단서를 발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2019. 3. 25.공소사실상 폭행 발생, 피해자 당일 병원 진료
- 2020. 6. 23.피해자가 상해진단서 발급받음
- 2020. 7. 14.피해자가 피고인과 여동생을 고소
- 2023. 9. 21.제1심 유죄
- 2025. 7. 8.원심 항소기각
- 2025. 12. 4.대법원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항소심이 새로운 사유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들고, 목격자들의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을 주요 부분에서 뒷받침하며 상해진단서는 작성 의사의 법정진술과 진료기록부에 비추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상처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정도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상해진단서 및 진료기록부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정형외과에 직접 내원하여 트로돈 주사, 표층열 치료, 심층열 치료, 재활저출력 레이저치료 등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해자가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해자의 상처가 자연적으로 치유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해진단서의 증명력과 상해죄의 상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해 사실의 존재 및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피해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그 진단일자 및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두루 살피는 것 외에도, 피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진료를 받게 된 동기와 경위, 그 후의 진료 경과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그 증명력을 판단해야 한다.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타박상 등을 입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약 1년 3개월 뒤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고, 피고인의 아버지로부터 문서손괴죄 등으로 고소당하자 이에 대응하여 피고인과 여동생을 고소하기 위해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는 진료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진료기록부를 참조하여 진단서를 발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진료기록부의 치료와 약 처방은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 따라 행해지거나 극히 경미한 상처·불편에도 이루어질 여지가 있는 성격이고, 진단란에 얼굴과 손목 등 다른 부위의 손상도 함께 적혀 있어 치료가 어느 부위에 대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당일 치료 후 다시 병원을 방문하거나 정강이 부위 치료를 받지 않았고, 처방받은 약을 구입·복용하였다는 자료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통증을 호소한 바 없고, 폭행당한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작성해 자신에게 전송해 보관하면서도 상처 부위를 사진으로 촬영해 두지 않은 점에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진술, 상해진단서 등을 근거로 상해 사실을 인정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 「상해죄에서 ‘상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해서는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인이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판단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상해죄의 상해의 의미와, 상해에 해당하는지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257조 제1항: 피고인에게 적용된 상해죄 조문으로, 피해자의 상처가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증명되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을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상해진단서가 제출되었더라도 발급 시점, 발급 경위, 진단 내용과 치료 경과, 의사가 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에 따라 그 증명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아버지로부터 문서손괴죄 등으로 고소당하자 이에 대응하여 사건 약 1년 3개월 뒤 발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상해진단서가 문제 되었습니다.
- 대법원은 피해자가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과 그 후의 진료 경과, 상처 부위 사진이 없는 점 등도 살폈습니다. 상해를 주장하는 쪽은 사건 직후의 진료 기록과 이후 진료 경과, 상처 부위 사진 등을 갖추어 두는 것이 상해 사실을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상해 혐의를 받는 쪽은 진단서 발급 시기와 경위, 진료기록부에 적힌 진단 부위와 치료 내용,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의 진술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상해 사실의 증명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 [상해] [공2026상,204]
- 원심: 창원지방법원 2025. 7. 8. 선고 2023노2604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