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토지소유자의 승낙으로 성립한 분묘기지권에서 지료 청구가 인정되는 기준
핵심정리
대법원은 토지소유자의 승낙으로 성립한 분묘기지권에 지료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있었더라도 인적 관계의 변경, 사용기간, 토지 활용가치의 변화 등에 비추어 지료 인정이 공평의 원칙상 타당하면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3다261302 판결(기타(금전))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2021. 6. 22.부터 분묘기지에 대한 지료를 지급하라는 원심 결론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분묘에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했다는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으나, 무상 약정이 있더라도 유상으로의 전환을 인정할 수 있다는 원심의 부가적·가정적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아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하급심
- 전주지방법원 2023. 7. 6. 선고 2022나6204 판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2021. 6. 22.부터 연 978,12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전주지방법원 2022. 6. 21. 선고 2021가단21458 판결: 원고의 지료 지급 청구를 받아들였고, 피고가 그 패소 부분에 항소했습니다.
쟁점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이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분묘 설치 당시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있었던 경우에도, 토지가 여러 차례 양도된 뒤 현재의 토지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를 판단하면서 민법 제286조의 지료증감청구권과 제628조의 차임증감청구권의 취지도 함께 검토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부친(1975년 사망)은 생전에 차남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했습니다.
- 장남은 부친과 모친(1985년 사망)이 각각 사망한 뒤 두 사람의 분묘를 당시 토지소유자인 차남의 승낙 아래 이 사건 토지에 차례로 설치했습니다. 분묘는 1975년경과 1985년경에 각 설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 이후 토지는 여러 차례 양도되었고, 원고(의료법인)가 증여를 받아 2004. 7. 23.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 피고는 장남의 장남으로 이 사건 분묘의 수호·관리권자입니다.
- 원고는 소유권을 취득한 뒤 토지에 병원 등의 건물을 신축하는 등으로 개발했고, 원래 지목이 「전(田)」이던 토지는 분묘기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대지」로 변경되었습니다.
- 원고는 피고에게 소장 부본 송달일(2021. 6. 22.)부터의 지료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 1975년경, 1985년경부친과 모친의 분묘가 각 설치된 것으로 보임
- 2004. 7. 23.원고 소유권이전등기
- 2021. 6. 22.소장 부본 송달
- 제1심원고의 지료 지급 청구 인용
- 원심피고의 항소기각
- 대법원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고쳐 인용하면서, 장남과 차남이 하나의 「제사공동체」라는 등의 이유로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고, 제사공동체 외부의 제3자에게 토지가 양도된 때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했다고 보아 2021. 6. 22.부터의 지료 청구를 전부 인용했습니다. 나아가 원심은 부가적·가정적으로, 장남과 차남 사이에 무상 사용에 관한 약정이 있었고 그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286조 지료증감청구권을 유추적용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지료 증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것이고, 이 사건 지료지급 청구의 소는 분묘의 기지인 토지에 관하여 무상에서 유상으로의 지료 증액을 청구한 것으로서 적법하고 유효한 지료증액청구권의 행사로 보아야 한다.
제1심과 원심의 결론은 같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 분묘기지권의 성립 유형과 토지소유자의 지료 청구 가능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성립 당시 토지소유자와 분묘의 수호·관리자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성립하였더라도, 분묘 설치 당시의 인적 관계의 변경, 분묘기지의 사용기간, 지가·공과금의 상승이나 토지 활용가치의 변화,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나 신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료를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할 수 있고, 분묘기지권자는 그때부터 객관적으로 상당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분묘 설치 당시에 분묘 수호·관리권자와 토지소유자가 동일인이 아니었던 이상,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한다고 볼 여지는 없다.
대법원은 위 기준의 이유로, 무상 약정의 기초가 된 경제사회적·문화적 배경과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 점,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토지소유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점, 영구적인 무상 사용관계가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나 신뢰에 부합하지 않는 점, 이미 지료 지급의무를 인정한 양도형·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무상의 지상권에 관하여 민법 제286조에 따른 지료증액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례(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24874 판결)는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유상 전환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지료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있더라도 유상으로의 전환을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분묘에 매장된 사람은 당시 토지소유자인 차남의 부모이고 토지도 부친에게서 증여받은 것이어서, 무상 약정이 있었더라도 이러한 특수한 인적 관계가 전제되었다고 봄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토지소유자가 수차례 변경되어 그 인적 관계는 단절되었습니다.
- 장남과 차남은 분묘의 설치 및 존속에 관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관계였으므로, 장남의 무상에 관한 신뢰보다 사용·수익의 제한을 실제로 입게 된 양수인들의 의사나 기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양수인들은 소유권 제한에 상응하여 지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합리적 기대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나중에 설치된 모친의 분묘를 기준으로도 설치 시점부터 소장 송달일(2021. 6. 22.)까지 이미 36년이 넘게 경과했습니다.
- 토지는 분묘 설치 후 이용상태나 활용가치가 현저히 변경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원고가 병원 등의 건물을 신축하는 등으로 개발하여 분묘기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대지」로 변경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분묘가 수호·관리권자인 장남이 토지소유자인 차남의 승낙을 받아 설치한 것이므로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했다고 봄이 타당하고,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했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청구 속에 유상으로의 변경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그 청구일부터 피고의 지료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부가적·가정적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14006 판결: 토지소유자가 분묘 수호·관리권자에게 분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자는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와,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하는 기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 양도형 분묘기지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다271834(본소), 2017다271841(반소) 판결: 분묘 설치 당시 지료에 관한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르고 그 효력이 분묘기지의 승계인에게도 미친다는 판시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286조: 원심은 이 조문의 지료증감청구권을 유추적용했고, 대법원은 이 조문과 그 기초를 이루는 사정변경의 원칙의 취지를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지료 인정 여부를 정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들었습니다.
- 민법 제628조: 대법원은 이 조문의 차임증감청구권 규정도 제286조와 함께 지료 인정 여부를 정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들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설치된 분묘라도 지료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지료 청구가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인적 관계의 변경, 사용기간, 지가·공과금의 상승이나 토지 활용가치의 변화,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나 신뢰 등을 종합하여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한지가 기준입니다.
- 이 사건에서 지료는 원고가 청구한 때부터 인정되었습니다. 지료를 구하려는 토지소유자는 언제 지료를 청구했는지를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분묘를 수호·관리하는 후손은 분묘 설치 당시 토지소유자와 친족 관계였고 무상으로 쓰기로 했더라도, 토지가 제3자에게 양도되어 그 관계가 단절되고 사용기간이나 토지 활용가치 등의 사정이 크게 바뀌어 지료를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면 지료를 지급할 의무를 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3다261302 판결 [기타(금전)] [공2026상,234]
- 원심: 전주지방법원 2023. 7. 6. 선고 2022나6204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