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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수사/형사절차

다른 혐의의 영장으로 찾아낸 휴대전화 녹음파일 때문에 시작된 수사에서 피고인의 법정 자백은 증거가 될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7.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3도12127 판결

핵심정리

다른 혐의 영장으로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찾은 녹음파일로 뇌물 수사가 시작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증인들의 법정진술도 특별한 사정에 관한 검사의 증명이 없는 이상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 부분(사기 제외)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3도12127 판결(뇌물수수·뇌물공여)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업체 운영자에 대한 사기 부분 제외)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녹음파일 등과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 판단은 대법원도 같게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과 증인들의 법정진술 전부 또는 일부에 증거능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파기된 부분(업체 운영자에 대한 사기 부분 제외)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부산고등법원 2023. 8. 10. 선고 (울산)2022노82 판결: 제1심판결 중 이 사건 피고인들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들과 증인들의 법정진술 일부 등을 증거로 뇌물공여·뇌물수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일부 금액 부분과 업체 운영자의 사기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울산지방법원 2021고합267 판결: 피고인들의 법정 자백 등을 증거로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녹음파일 등과 이를 기초로 한 증거, 증인들의 법정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 나머지 일부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이 다른 혐의로 발부받은 영장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한 뒤, 영장 혐의와 관련 없는 녹음파일 등을 찾아내 이를 단서로 뇌물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졌습니다. 녹음파일과 검사 작성 조서 외에,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진술과 증인들의 법정진술까지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헌법 제12조의 영장주의·적법절차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 배제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 업체 운영자는 환경컨설팅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2017. 6.경 환경부의 위임을 받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사업 사업자로 선정되어 정부지원금 5억 2,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다른 피고인들은 시청 소속 과장(공무원)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실장·단장(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입니다.
  • 환경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은 대기측정기록부를 사실과 다르게 기록하였다는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제1 영장을 발부받아 2019. 11. 13. 업체 운영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제1 영장에는 압수대상을 범죄사실 관련 전자정보로 제한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 특별사법경찰관은 디지털포렌식 중 뇌물 관련 통화녹음 파일 73건과 문자메시지를 발견해 탐색·수집했고, 삭제·폐기 또는 반환하지 않고 보관했습니다. 환경부장관은 약 1년 5개월이 경과한 2021. 4. 2.경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 검사는 2021. 5. 24. 청구한 영장이 기각되자 2021. 6. 4. 제2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검사는 피고인들과 참고인들을 조사하면서, 목격자인 참고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통화내역 등 녹음파일 등의 주요 내용이나 이를 정리한 수사보고, 녹취록 등을 제시하며 신문했고, 그 목격자에게는 녹음파일 등과 관련자들의 진술로 알게 된 내용을 전제로 신문했습니다.
  • 검사는 2021. 9. 10.경 업체 운영자와 시청 과장을 구속하고, 2021. 9. 27. 및 2021. 9. 29.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 제1심에서 업체 운영자와 기술원 실장 등은 공소사실을 인정했고, 시청 과장은 일부만 인정했으며, 기술원 단장은 부인했습니다. 증인들은 부인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특별사법경찰관업체 운영자환경부검찰다른 혐의 영장으로휴대전화 압수녹음파일 등을첨부해 수사 의뢰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9. 11. 13.제1 영장 집행, 휴대전화 압수 후 녹음파일 등 수집
  2. 2021. 4. 2.경환경부장관의 수사 의뢰
  3. 2021. 6. 4.제2 영장 발부
  4. 2021. 9. 27. 및 2021. 9. 29.공소제기
  5. 제1심·원심법정진술 등을 증거로 공소사실 일부 유죄
  6. 2025. 11. 20.대법원 파기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녹음파일 등이 제1 영장의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없는 위법수집증거이고, 이를 기초로 한 검사 작성 조서 등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제1심 법정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상태에서 한 진술은 절차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단절 또는 희석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증인들의 진술도 녹음파일을 직접 인용하거나 제시한 신문에 답변한 부분을 뺀 나머지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위법한 절차로 수집된 증거가 수사의 단서이자, 2차적 증거 수집의 계기가 되었다고 해서 절차 위반행위의 위법성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증거에 영향을 미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제1심은 증인들의 법정진술 전부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으나, 원심은 그 일부에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제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 특히 피고인의 법정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법리는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2차적 증거인 피고인의 법정진술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역시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특히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가 수사개시의 단서가 되었거나 사실상 유일한 증거 또는 핵심증거이고 위법의 정도 역시 상당할뿐더러,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1차적 증거를 제시받거나 1차적 증거의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은 바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인의 법정진술도 1차적 증거를 직접 제시받고 한 것과 다름없거나 적어도 1차적 증거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절차 위반행위와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에 속한다. 이러한 경우라도, 피고인의 법정진술이 다른 독립된 증거에서 기인하는 등 1차적 증거와 무관하게 이루어졌다고 평가된다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법정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수사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정도가 상당히 중합니다.
  • 뇌물 수사는 위법하게 수집된 녹음파일 등을 기초로 개시되었고, 이것이 없었다면 수사나 공소제기가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 피고인들은 검사의 피의자신문에서 녹음파일 내용 등을 제시받았고, 피의자신문과 제1심 법정진술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길지 않았으며, 업체 운영자와 시청 과장은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법정진술의 직접적 원인이 위법하게 수집된 녹음파일 등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녹음파일을 직접 제시받지 않은 목격자 증인도 조사 대상자로 특정된 경위 등에 비추어 녹음파일이 없었다면 법정에서 그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달리 볼 것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법정진술이 다른 독립된 증거에서 기인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을 검사가 제대로 증명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녹음파일 등과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법정진술의 전부 또는 일부에 증거능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상고이유로 주장하지 않은 기술원 실장 부분도 형사소송법 제392조에 따라 함께 파기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업체 운영자에 대한 사기 부분 제외)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도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된 예외적인 경우에만 쓸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예외 판단에서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의 근거로, 다른 혐의 영장으로 무관 전자정보를 탐색·수집·보관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근거로, 녹음파일 등과 그 2차적 증거인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판단에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29조: 시청 과장과 기술원 실장·단장의 뇌물수수 공소사실에 적용된 조문입니다.
  • 형법 제133조: 업체 운영자의 뇌물공여 공소사실에 적용된 조문입니다.
  • 한국환경산업기술원법 제32조: 기술원 실장·단장을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으로 보아 뇌물수수죄를 적용하는 데 쓰인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시작된 수사에서는 수사기관이 그 증거를 제시하며 신문했는지, 신문과 법정진술 사이의 간격, 구속 여부 등이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판단에서 고려되었습니다.
  •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더라도 그 진술이 위법수집증거에 기초한 2차적 증거로 평가되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고, 예외적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파기된 부분(업체 운영자에 대한 사기 부분 제외)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판단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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