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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IT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한 공범 사이에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의 누설죄와 취득죄 성립 여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6.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1906 판결

핵심정리

대법원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넘기면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했더라도 넘긴 사람에게 누설죄, 받은 사람에게 취득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1906 판결(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업무상배임)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공범인 피고인들 사이에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이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상상적 경합범 또는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했습니다. 피고인들에게 누설죄와 취득죄가 성립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5. 7. 3. 선고 2024노3151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여 피고인 3을 징역 2년에 처하고, 검사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인 1, 피고인 2의 항소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16. 선고 2023고합1098, 2024고합41(병합), 2024고합116(병합) 판결: 피고인들에게 영업비밀 사용 등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피고인들 사이에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부분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피고인들은 이직한 회사에서 종전 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제품을 개발하기로 공모했고, 그 과정에서 영업비밀 파일을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공범 사이의 이 전달 행위가 영업비밀 사용죄와 별도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의 영업비밀 누설죄와 취득죄가 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서 카메라모듈 검사장비에 쓰이는 그래버의 설계·제작 등의 업무를 하다가 퇴사한 뒤 중국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인들이 2022년 8월경 내지 9월경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인 기술자료 등을 사용하여 특정 고객사용 그래버를 개발하기로 순차 공모한 후 2022년 8월경부터 2023년 5월경까지 이를 실행했다고 인정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3은 2022. 8. 10.경 그래버 부품리스트 파일을 단체 카카오톡방에 공유하고, 2022. 9. 28. 피고인 4에게 그래버 소스코드 실행 파일을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1은 2022. 9. 중순경 그래버 소스코드 파일이 저장된 USB를 피고인 5에게 건네주었고, 피고인 2는 2022. 9. 5.경 그래버 회로도 파일을 피고인 7에게 카카오톡으로, 2022. 9. 7. 다른 그래버 회로도 파일을 피고인 6, 피고인 7에게 R&D팀 단체 카카오톡방으로 전달했습니다.
  • 검사는 파일을 넘겨준 피고인은 영업비밀 누설로, 넘겨받은 피고인은 영업비밀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들피해 회사피고인 3피고인 4그래버 설계 담당 후 퇴사소스코드 실행 파일이메일 전송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22년 8월경 내지 9월경피고인들이 영업비밀 사용을 순차 공모
  2. 2022년 8월경부터 2022. 9. 28.까지피고인들 사이에서 영업비밀 파일 전달(공소사실)
  3. 2024. 10. 16.제1심, 파일 전달 부분 무죄
  4. 2025. 7. 3.원심, 무죄 판단 유지
  5. 2026. 1. 15.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이 공모와 범행 실행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건네주고 건네받은 행위는 영업비밀을 사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영업비밀 사용죄 외에 누설죄나 취득죄가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을 무죄로 본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원심은 사용되지 않은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도 같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들 사이에 사용된 영업비밀의 일부를 건네주고 건네받은 행위는 공범자들 상호 간에 영업비밀을 사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전달하는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서 제3자에 대한 영업비밀의 누설이나 제3자로부터의 영업비밀의 취득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어 이에 대하여 별도로 영업비밀 누설이나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마찬가지로 피고인들 사이에 사용되지 아니한 영업비밀의 일부를 건네주고 건네받은 행위에 대하여도 별도로 영업비밀 누설이나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이 쟁점에서 제1심과 원심의 결론은 같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영업비밀 사용을 공모한 사람들 사이에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행위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경우에는, 상대방과 함께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하였거나 실제로 함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는지 여부 등을 불문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행위를 한 자에게는 영업비밀 누설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위반죄가, 이를 알게 되거나 넘겨받은 상대방에게는 영업비밀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위반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
영업비밀의 사용에 영업비밀의 누설 또는 취득이 반드시 선행하거나 일반적·전형적으로 수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담당 직무의 수행 등을 통해 영업비밀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이미 그 영업비밀을 취득한 것과 다름없으므로 별도의 영업비밀 취득행위 없이도 영업비밀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다음 사정을 들었습니다.

  •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제3자에게 누설,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등을 각각 독립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2004. 1. 20.과 2019. 1. 8. 개정의 취지는 처벌 대상 행위 유형을 확대하여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데 있으므로, 죄의 성립 여부나 죄수를 판단할 때 이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 누설·취득죄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요구할 뿐 사용 목적을 요구하지 않고, 영업비밀이 누설·취득되어 사용되는 경우는 사용만 있는 경우보다 법익 침해의 정도와 불법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공모한 사람들 사이에서 누설·취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면,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뒤 사용에 착수했다가 미수에 그친 공모자는 사용 미수죄만 성립하여 형법 제25조 제2항의 감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사용을 공모하지 않은 채 단순히 주고받기만 한 사람은 누설·취득의 기수죄가 되어 감경을 받을 수 없으므로, 사용에 착수한 사람을 더 가볍게 처벌할 수 있는 불균형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 사이에 누설죄 또는 취득죄가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 영업비밀 누설 또는 취득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은 상상적 경합범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대법원은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실무상 의미

  •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동료에게 넘겼다면,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는 사정이 있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넘긴 사람과 받은 사람에게 각각 누설죄와 취득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검사는 USB, 카카오톡, 이메일로 파일을 건넨 행위를 하나하나 누설·취득으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이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직 과정에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종전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회사의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동료와 주고받는 행위는,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했더라도 사용과 별도로 누설죄·취득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피고인들에게 누설죄와 취득죄가 성립하는지는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의 심리로 정해집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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