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건설기계 임대인과 운전기사가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핵심정리
하수급인의 지휘·명령 아래 작업한 건설기계 운전기사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입힌 경우, 대법원은 운전기사가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였으므로 운전기사와 그 사용자인 임대인은 산재보험법상 제3자가 아니어서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구상금)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지 않고 직접 재판했습니다(파기자판). 원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으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들이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고,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등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을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모두 변경했습니다.
하급심
- 대구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나311355 판결: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고,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133,364,098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 대구지방법원 2021. 4. 30. 선고 2020가단104573 판결: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쟁점
건설공사의 하수급인이 지게차를 빌리면서 그 운전노무까지 제공받았는데, 운전기사가 작업 중 하수급인의 근로자를 다치게 했습니다. 보험급여를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이 사고 당시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건설기계 임대인과 운전기사에게 구상할 수 있는지, 곧 이들이 같은 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 2는 건설기계 대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이고, 피고 1은 피고 2에게 고용되어 피고 2 소유의 7t 지게차를 운전한 사람입니다.
- 하수급인 회사는 고속도로 공사 중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원수급인으로부터 하도급받았고, 교량 건설공사 현장의 철근 운반 작업을 위하여 피고 2로부터 지게차를 임차하면서 그 근로자의 운전노무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심이 인정한 임대료는 시간당 6만 원이었습니다.
- 피고 1은 하수급인 회사 소속 근로자(재해근로자)의 수신호에 따라 지게차를 운전하여 철근 운반 작업을 했습니다.
- 피고 1이 2017. 2. 27. 13:45 철근 3묶음을 싣고 하역장소에서 지게발을 내리던 중 재해근로자가 철근 고임목을 수정하려고 지게발 아래로 접근했고, 피고 1이 지게발의 작동을 멈추었으나 철근 묶음 일부가 재해근로자의 머리 부위로 떨어졌습니다.
- 재해근로자는 경부 척수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2020. 5.경까지 치료를 받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요양급여 267,889,990원, 휴업급여 135,425,960원을 지급했고, 장해보상연금(장해보상일시금으로 환산하면 233,552,722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 근로복지공단은 피고들이 제3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 1이 하수급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 2가 지게차를 임대하면서 운전기사로 제공하여 현장에서 작업하게 된 사람이므로, 재해근로자와 직·간접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어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수급인 회사(원심 판결의 소외 1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아 작업했더라도 결론은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설사 피고 1이 임대계약의 내용에 따라 소외 1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아 작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외 1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 1이 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지게차를 이용한 운반·하역작업이 원수급인의 사업 일부를 이루므로 같은 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어 재해근로자의 과실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하고, 하수급인 회사와 피고 1의 책임비율을 60% : 40%로 정하여 구상 범위를 133,364,098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제1심도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고,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보다 많은 금액을 인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대위권의 행사 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또는 노무제공자들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범위를 파악함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가해자와 그 사용자는 보험급여를 한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원수급인 등의 지휘·명령 아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운전업무 노무를 제공한 운전기사도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당 건설기계 임대인 등 역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들이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하수급인 회사가 피고 2와 지게차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했고, 피고 1은 그 계약에 따라 공사 현장에서 하수급인 회사의 지휘·명령 아래 지게차를 운행했습니다.
- 피고 1은 재해근로자와 공동으로 철근 운반 작업을 하고 있었고, 사고는 피고 1, 하수급인 회사,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했습니다.
- 대법원은 사고의 경과 등을 고려하면 피고 1이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며 업무를 수행했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같은 항 본문의 제3자 및 산재보험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한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긍정한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모두 변경했습니다. 대법관 2명은 결론에는 동의하면서, 종전의 산재보험관계 기준을 유지하고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해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직접 재판하여 원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부분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제3자를 재해근로자와 직간접적으로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보고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한 대위권 행사를 긍정한 종전 판결로,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습니다.
-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동일한 사업주에게 고용된 동료 근로자를 제3자에서 제외한 예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다12408 판결: 원수급인의 근로자와 하수급인의 근로자를 제3자에서 제외하면서 그 가해행위를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으로 본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다204666 판결: 하수급인을 제3자에서 제외한 예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공단이 제3자에 대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는 근거 조항으로, 피고들이 이 조항 본문의 제3자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5: 대법원은 위험 공유 기준을 적용할 가해자와 재해근로자에 이 조문이 정한 노무제공자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원수급인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되는 근거로, 종전 판례가 보험료 부담관계를 따질 때 쓴 조문이고 별개의견은 이 조문의 유추적용을 주장했습니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0조 제1항: 피해자의 책임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 근거로, 대법원은 이에 따라 책임보험자는 제3자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 상법 제724조 제2항: 위 조문과 함께 책임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에 따라 원수급인 등의 지휘·명령 아래 작업하다 그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입힌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과 운전기사는 공단의 구상 청구에 대하여 위험 공유를 다툴 수 있습니다. 지휘·명령 아래 재해근로자와 함께 작업했는지 등 구체적 사실이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 대법원은 건설기계에 관하여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0조 제1항 및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에게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책임보험자는 가해자가 제3자에 해당하는지와 상관없이 제3자에 포함됩니다.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및 그와 같은 취지의 대법원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으므로, 진행 중인 구상금 사건은 이 판결의 기준으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 [구상금] [공2026상,531]
- 원심: 대구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나31135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