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저작권
스크린골프에 재현된 골프코스, 그 설계도면도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스크린골프 업체가 골프코스를 재현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설계도면의 구성요소 선택·배치·조합이 모방이 아니고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창조적 개성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228661 판결(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창작성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설계도면에 창작성이 인정되는지, 저작재산권 침해가 있는지, 손해배상과 침해 정지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4. 2. 1. 선고 2023나2003078 판결: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며, 원고의 항소와 항소심에서 추가하거나 확장한 청구도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9. 선고 2015가합22446 판결: 원고의 청구 일부를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쟁점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실제 골프코스를 재현한 영상을 넣은 것이 그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관한 저작재산권 침해인지가 다투어졌습니다. 그 전제로, 골프 규칙과 부지의 지형 등 여러 제약을 받는 골프코스 설계도면이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의 창작성을 갖춘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설계도면이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의 건축저작물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골프장 코스 설계업 등을 영위하는 미국 법인으로, 여러 골프장의 소유주와 골프장 설계계약을 체결하고 그 설계를 마쳤습니다.
- 피고는 국내외 여러 골프장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용했습니다.
- 피고는 위 골프장 소유주들과 이용협약을 체결한 후 시스템에 각 골프코스를 재현한 영상을 포함했습니다.
- 원고는 설계도면의 저작권이 원고에게 있고, 피고가 골프코스를 그대로 재현한 영상으로 시스템을 제작하여 복제권, 2차적저작물작성권 및 전송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원고는 손해배상과 함께 침해행위의 정지와 침해행위로 만들어진 물건의 폐기를 구했고, 항소심에서는 주위적으로 7,958,965,000원, 예비적으로 4,707,695,0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설계도면이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서 건축저작물이나 도형저작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배치는 지형과 이용객의 편의성·안전성 등 기능적 요소의 제약을 받고, 티잉그라운드·페어웨이·벙커·그린 등은 다른 골프코스에서도 공통적으로 쓰이는 요소이며, 홀마다의 차이도 난이도·재미·전략 같은 기능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또 원고가 기능적 요소가 제외된 창작적 표현 부분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각 골프코스의 설계도면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건축저작물 또는 도형저작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으나, 건축저작물 또는 도형저작물로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으나, 원심은 그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과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기능적 저작물이 그와 같은 일반적인 표현방법 등에 따라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어떤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골프코스 설계에 수반되는 실용적·기능적 요소에 따라 골프코스 설계자의 창작적인 표현에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이 일률적으로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설계도면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설계도면이 기존의 골프코스 설계도면과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골프 규칙, 미국 골프협회(USGA) 가이드라인, 부지의 지형, 이용객의 편의성·안전성 등으로 창작적인 표현이 제한될 수 있으나, 설계자는 그런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구성요소들을 다양하게 선택·배치·조합하여 창조적 개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설계도면에는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전체적인 형태 및 배치, 개별 홀을 이루는 기본적 구성요소의 위치, 모양 및 개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 이 요소들은 일반적인 설계도면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용객이 상황에 따라 전략을 세워 코스를 공략하고 코스의 변화와 경관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등의 설계 의도에 따라 선택·배치되어 유기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 원고는 제1심과 원심에서 기능적 요소와 구분하여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 등을 통해 나타난 전체적인 형상을 창작성 있는 표현으로 특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가 특정한 형상이 기능 또는 실용적 사상을 넘어 기존 설계도면과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갖추었는지 심리했어야 하는데, 별다른 심리·판단 없이 창작성을 부정했다고 보아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설계도면이 업무상저작물로서 미국 법인인 원고에게 저작권이 최초 귀속되는지가 문제 되면, 원고와 설계자가 체결한 고용계약 등 업무상 관계에 적용되는 준거법이 적용될 여지가 있으니 환송 후 원심이 이를 감안하여 심리하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창작성 인정 여부와 그에 따른 청구의 당부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 창작성은 완전한 독창성까지 요구하지 않으나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7다261981 판결: 기능적 저작물이라도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으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다212095 판결: 구성요소들이 설계 의도에 따라 선택·배치되어 유기적인 조합을 이룬다고 판단하면서 게임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판결로 참조했습니다.
-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5다209384, 209391 판결: 업무상저작물의 저작권 최초 귀속 등에 관한 법률관계에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작성의 기초가 된 고용관계 등 업무상 관계에는 법정지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한 조문으로, 설계도면의 창작성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 원심은 이 조문에 따라 골프코스 설계도면이 건축을 위한 설계도서로서 건축저작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저작권법 제9조: 제1심이 설계도면을 업무상저작물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문이고, 대법원은 환송 후 준거법을 감안하여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 저작권법 제123조: 원고가 구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정지와 폐기 청구에 관한 조문입니다.
- 저작권법 제125조: 원고가 구한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골프코스 설계도면처럼 규칙·지형·안전 등의 제약을 받는 기능적 저작물도 그 제약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창작성이 일률적으로 부정되지 않고, 구성요소의 선택·배치·조합에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지가 심리 대상이 됩니다.
- 대법원은 원고가 기능적 요소와 구분하여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으로 나타난 전체적인 형상을 창작성 있는 표현으로 특정한 점을 들었으므로, 저작권을 주장하는 쪽은 보호받으려는 표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사건은 파기환송되어 창작성, 침해 여부, 손해배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외국 법인이 업무상저작물의 저작권을 주장하는 경우 고용계약 등에 적용되는 준거법도 함께 심리될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228661 판결 [손해배상(기)] [공2026상,816]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4. 2. 1. 선고 2023나200307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