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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유언/상속/신탁

임종을 앞둔 환자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에서 다른 유언 방식이 가능했는지 판단하는 기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4.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

핵심정리

폐암 말기로 산소호흡기를 낀 채 증인 앞에서 말로 유언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유언자가 재산과 상대방을 알고 말할 수 있었다고 하여 바로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예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녹화 영상이 녹음에 의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으나, 망인이 녹음에 의한 방식으로 유언을 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려워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유언장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요건을 갖추었는지와 원고의 예금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쟁점

망인은 폐암 말기로 입원해 있던 중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산 전부를 원고에게 증여한다는 취지를 말로 전했고, 증인 1명이 이를 필기하고 낭독하여 유언장이 작성되었습니다. 민법 제1070조 제1항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민법 제1066조부터 제1069조까지의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 허용됩니다. 망인이 당시 녹음 등 다른 방식으로 유언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망인(1966년생)은 사망 당시 법률상 배우자나 자녀가 없었습니다.
  • 망인은 2012년경부터 폐암 항암치료 등을 받았고, 2021. 4. 14. 폐암 말기 및 만성호흡부전 상태에서 호흡곤란, 폐렴 및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하에 입원했습니다. 유언 전날인 2021. 4. 22.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고, 말기 완화 진정을 위하여 미다졸람을 투여받았습니다.
  • 망인은 2021. 4. 23. 증인 2명과 수증자인 원고가 입회한 가운데 피고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을 비롯한 3건의 예금채권과 주거지 전세보증금 반환채권 등 재산 전부를 원고에게 증여한다는 취지를 구수했고, 증인 1명이 이를 필기한 다음 낭독했습니다. 변호사인 다른 증인이 그 과정을 녹화했습니다.
  • 영상에서 망인은 산소호흡기를 낀 채 상당히 어눌한 발음으로 계좌번호 등을 겨우 말할 수 있었고, 유언의 전체 취지를 계속하여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일부 세부사항은 제3자의 보조를 받아 기억해 내어 표현했습니다.
  • 망인은 2021. 4. 26. 03:09경 사망했고, 원고가 2021. 4. 29. 신청한 유언 검인은 2021. 9. 30. 인용되었습니다. 검인 사건에서 상속인들은 유언장 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바 없습니다.
  •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계좌에 예치된 96,005,752원을 구했으나 피고가 지급을 거부하자 2022. 8. 22. 소를 제기했습니다.
망인증인(필기자)유언장증인(변호사)유언 취지구수(2021. 4. 23.)구수 내용 필기 후 낭독구수 과정 녹화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21. 4. 14.폐암 말기 등으로 입원
  2. 2021. 4. 22.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진정제 투여
  3. 2021. 4. 23.증인 앞에서 구수, 유언장 작성
  4. 2021. 4. 26.망인 사망
  5. 원심다른 방식이 가능했다고 보아 항소기각
  6. 2026. 4. 2.대법원 파기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유언장 작성 당시 녹화된 영상에 망인이 재산 전부를 원고에게 증여한다고 말하고 전세보증금과 예금계좌번호 등을 말하는 내용이 담긴 사실을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유언장이 작성될 당시 망인은 자신의 재산 상태와 유증의 의미, 상대방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녹음에 의한 방식으로 유언을 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유언장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원심은 또 영상에 망인이 연월일을 구술하거나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하는 것이 녹음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녹음에 의한 유언으로서도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허용되는 경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070조 제1항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에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및 비밀증서의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유언자가 처한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유언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질병의 악화 정도, 거동이나 필기행위의 가능성, 호흡이나 발음기관에 나타난 장애의 정도, 유언자가 주도적으로 유언의 전체적인 내용과 성명, 연월일을 구술할 수 있었는지 여부,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가능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보조수단으로 이루어진 녹음 또는 녹화물에 나타나는 유언자의 모습이 자신의 재산 상태와 유증의 의미, 상대방 등을 인지하고 말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여 바로 구수증서 외에 녹음에 의한 방식으로 유언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망인이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및 비밀증서의 방식에 의한 유언이 객관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 망인은 유언 당시 통증과 완화 진정제 투여로 신체상태가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있었고, 산소호흡기 등의 착용으로 거동이 어려웠으며, 정상적인 발음에 장애가 있고 자유롭게 계속적으로 말을 하는 것도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 그 때문에 제3자의 도움 없이 자필증서를 작성하거나, 스스로 유언의 취지와 성명, 연월일을 구술하여 녹음에 의한 유언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고 보았습니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격리되어 있었고 유언일로부터 3일 후에 사망한 사정을 고려하면, 그 외 다른 방식에 의한 유언도 가능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망인이 3건의 예금채권 중 2건의 계좌번호를 기억에 의존하여 어눌하게나마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유언을 위한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사정일 수는 있어도, 이를 들어 스스로 유언의 전체 취지를 녹음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증인이 구수 과정을 녹화한 것은 유언의 법적 효력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보조수단이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영상이 녹음에 의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유언장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구수증서의 보충성 내지 유언의 효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유언장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17800 판결: 대법원은 자필증서 등 다른 방식에 의한 유언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경우까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허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57899 판결: 대법원은 법정된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무효라는 법리와 ‘유언취지의 구수’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70조: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정한 조문으로, 이 사건 유언장이 이 요건을 갖추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민법 제1067조: 녹음에 의한 유언의 방식을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사건 영상이 녹음에 의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 민법 제1066조: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방식을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망인이 제3자의 도움 없이 자필증서를 작성하기는 상당히 어려웠다고 보았습니다.
  • 민법 제1065조: 유언의 방식을 정한 규정으로, 대법원은 제1065조부터 제1070조까지가 유언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취지를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분쟁을 예방하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허용되는지는 유언자의 건강 상태, 거동이나 필기 가능성, 발음 장애, 주도적 구술 가능성, 제3자 도움의 필요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입원 경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진정제 투여, 격리 상태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습니다.
  • 구수 과정을 녹화한 영상은 녹음에 의한 유언의 요건을 따로 갖추지 못하면 그 자체로 녹음에 의한 유언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영상 속 유언자가 재산과 상대방을 알고 말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하여 바로 녹음에 의한 유언이 가능했다고 단정되지도 않습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어서 이 사건 유언장의 유효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방식에 의한 유언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경우까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허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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