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문의 메일 문의 blog

화백리포트

민사 · 대여금/채권회수

여러 번 빌린 돈을 충당할 채무를 정하지 않고 일부 갚은 경우 변제충당 순서와 소멸시효 중단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4.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5255 판결

핵심정리

여러 번 빌린 돈을 어느 채무에 갚는지 정하지 않고 일부 갚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채무의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됩니다. 대법원은 남은 시효기간이 길다는 사정만으로 변제이익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에서 원고가 진 대여금 청구 부분을 다시 심리하게 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5255 판결(대여금)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대여금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지정충당이 인정되지 않는 나머지 변제금을 가장 최근에 성립한 채무부터 충당한 원심 판단과, 피고의 변제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법리오해라고 보았고, 원고가 돌려받을 대여금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 등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하급심

쟁점

원고가 여러 차례 빌려준 돈 가운데 피고가 어느 채무에 충당할지 정하지 않고 갚은 돈을 어느 채무부터 갚은 것으로 볼지가 문제 되었습니다(민법 제477조). 또 그런 변제가 남아 있던 다른 대여금채무까지 승인한 것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민법 제168조 제3호).

사실관계

  • 원고는 피고에게 장기간 수회에 걸쳐 사업자금 명목으로 금전을 대여했고, 그 돈을 피고의 사업자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원심은 피고를 제조업과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상인으로 보았습니다.
  • 원고는 2015. 6. 22. 펜션 영업을 위한 건물과 그 대지의 경매자금으로 50,000,000원을 대여하였다고 했고, 피고는 2015. 6. 23. 그 대지와 건물을 경락받아 펜션 영업을 했습니다.
  •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합계 118,800,000원을 변제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피고는 일정 기간 이후에는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변제했습니다.
  • 원고는 2022. 1. 10. 위 대여금채권을 포함한 청구채권으로 피고 소유 부동산에 가압류신청을 하여 2022. 3. 18. 인용결정을 받았고, 2023. 4. 11. 이 사건 소를 제기했습니다.
  • 원고는 주위적으로 대여금 182,910,948원과 지연손해금을, 예비적으로 그중 68,002,100원에 대하여 환전계약 해제를 원인으로 한 원상회복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변제했다고 항변하고, 예비적으로 상사시효 5년이 지나 채권이 소멸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원고피고피고 소유 부동산수회 사업자금 대여합계 118,800,000원변제2022. 1. 10.가압류신청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3. 4. 30.피고가 원고에게 일부 변제 시작
  2. 2022. 1. 10.원고가 피고 소유 부동산 가압류신청
  3. 2023. 4. 11.원고가 대여금 소송 제기
  4. 제1심원고 청구 일부 인용
  5. 원심3,000,000원과 지연손해금만 인정
  6. 대법원주위적 청구 중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인정한 18차례 변제 가운데 처음 9차례는 피고가 직전에 차용한 대여금채무를 지정하여 변제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나머지 9차례는 지정충당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민법 제477조 제2호에 따라 변제 제공시 기준 가장 최근에 성립한 채권, 곧 소멸시효가 나중에 완성되는 채권부터 충당된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변제되지 않고 남은 대여금채권 4건에는 상사시효 5년이 적용되어 소 제기 전에 시효기간이 지났고, 피고의 변제로 시효가 중단되었는지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위 각 대여금채권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서 그 일부로서 변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변제로 위 각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각 대여금채권이 별개로 성립되어 독립성을 갖고 있는 점, 피고가 일부 대여금채무의 존재와 액수를 다투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고, 가압류로 시효가 중단된 3,000,000원 채권만 인정했습니다. 예비적 청구는 피고의 환전의무 불이행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으나, 원심은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3,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넘는 지급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와 지정 없는 변제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소멸시효의 중단 등에 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변제 당시 남아있는 소멸시효기간이 길다고 하여 소멸시효가 나중에 완성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소멸시효가 나중에 완성되는 채무가 먼저 완성되는 채무보다 변제이익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
동일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다수의 채권이 존재하는 경우 채무자가 변제를 충당하여야 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모든 채무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금액을 변제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제는 모든 채무에 대한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처럼 여러 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이 모두 같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는 채무가 시효도 먼저 완성되는데, 민법 제477조는 제2호의 변제이익과 제3호의 이행기를 따로 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소멸시효가 중단되거나 시효의 이익을 포기하는 등 사후적 사정에 따라 시효 완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남아있는 소멸시효기간이 긴 채무가 언제나 채무자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 피고는 차용금채무의 일부를 계속적으로 변제하다가 일정 기간 이후에는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변제했습니다.
  • 피고가 차용금채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는 상태에서 그중 일부를 특정하여 변제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처음 9차례 변제를 지정충당으로 본 원심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변제금을 가장 최근에 성립한 채무부터 충당한 판단과 피고의 변제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았다고 본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고,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피고만 항소했으므로 제1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된 부분은 원심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었고, 파기 범위도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 중 원심에서 기각된 부분으로 한정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39745 판결: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은 일부 변제가 모든 채무에 대한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다30312 판결: 피고만 항소한 경우 항소심의 심판범위가 불복 신청 한도로 제한되고 나머지 부분은 항소심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4다2151, 2168 판결: 같은 항소심 심판범위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77조: 지정이 없는 변제의 충당 순서를 정한 조문으로, 제2호의 변제이익과 제3호의 이행기를 구별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168조 제3호: 승인을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정한 조문으로, 지정 없는 일부 변제를 모든 채무의 승인으로 보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415조: 항소심의 심판범위가 불복 신청 한도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이 사건 파기 범위를 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같은 당사자 사이에 여러 차례 금전 대여가 있었고 채무자가 충당할 채무를 정하지 않은 채 일부만 갚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제는 남아 있던 모든 채무의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이 있습니다. 시효를 따질 때는 각 변제 당시 충당할 채무를 지정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대법원은 채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는 상태에서 일부를 특정하여 변제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도 살폈으므로, 변제 당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남은 소멸시효기간이 길다는 사정만으로 그 채무의 변제이익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므로, 법정변제충당은 민법 제477조 각 호의 순서에 따라 따지게 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목록으로

개인정보처리방침
{{TE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