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성범죄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없는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과 이를 기초로 한 피고인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핵심정리
수사기관이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없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통화녹음 파일을 영장 없이 보관하다 뒤늦게 압수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파일과 이를 기초로 한 피고인의 법정진술 등 2차적 증거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4422 판결(강제추행·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인의 상고이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으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부분(이하 카메라등이용촬영 부분)을 직권으로 살펴 원심이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이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는 강제추행 유죄 부분까지 함께 파기했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부분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전주지방법원 2025. 2. 20. 선고 2024노1726 판결: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과 장애인관련기관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했습니다.
- 전주지방법원 2024. 11. 13. 선고 2023고단1179, 2024고단1582(병합) 판결: 강제추행과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 사진 파일을 압수할 물건으로 한 영장으로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다가 영장에 없는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통화녹음 파일을 발견해 영장 없이 보관한 경우, 그 파일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나아가 이 파일을 기초로 얻은 검사의 수사보고와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진술도 증거능력이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219조, 제308조의2와 헌법 제12조입니다.
사실관계
- 피해자는 2023. 9. 9. 08:48경 피고인이 모텔에서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는 취지로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피고인의 동의를 받아 막대 형태 휴대전화를 확인했으나 관련 영상과 사진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3. 11. 말경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 사진 파일로 한정한 혐의 관련 전자정보 등을 압수할 물건으로 하는 1차 영장을 발부받아, 2023. 11. 30. 피고인의 폴더 형태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습니다.
- 포렌식 결과 피해자를 촬영한 파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고인이 2023. 9. 9.과 2023. 9. 10. 이미 기소된 강제추행 사건의 변호인인 변호사와 통화한 녹음 파일, 2023. 9. 10.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일반적인 동영상 삭제를 문의한 녹음 파일이 확인되었습니다.
- 수사 담당 경찰관은 2024. 1. 5.경 이 파일들의 존재를 전달받은 뒤 피고인에게서 임의제출받는 형식을 취하려고 계속 보관했습니다. 2024. 4. 15. 피의자신문에서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을 재생하자, 촬영 사실을 부인하던 피고인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4. 5. 10. 2차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녹음 파일 8개를 압수했고, 검사는 2024. 6. 25. 그 변호사와 통화한 내용을 수사보고로 남긴 뒤 2024. 6. 26.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 피고인은 2024. 9. 25. 제1심 제8회 공판기일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통화녹음 녹취록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 2023. 9. 9.피해자가 성관계 동영상 무단 촬영으로 신고
- 2023. 11. 30.1차 영장으로 휴대전화 2대 압수
- 2024. 1. 5.경촬영 파일 대신 통화녹음 파일 발견, 영장 없이 보관
- 2024. 5. 10.통화녹음 파일에 대한 2차 영장 발부
- 2024. 9. 25.제1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카메라등이용촬영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증거에 동의
- 대법원통화녹음 파일과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부정,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주장했으므로 형이 적정한지를 판단했고,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원심은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인용문의 「원심판결」은 제1심판결을 가리킵니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증거의 요지 중 [2023고단1179] 사건에 ‘피고인의 이 법원 법정진술’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심은 피고인이 제1심에서부터 카메라등이용촬영 범행을 인정하고 항소심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부인하면서 성관계 동영상의 삭제 등에 관하여 변호인과 의논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들어 형을 다시 정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유죄 판단은 같았고, 형만 징역 1년 4개월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달라졌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카메라등이용촬영 부분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직권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2024. 1. 5.경 수사기관의 이 사건 각 통화녹음 파일 취득은 영장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그로부터 약 4개월 후 뒤늦게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2차적 증거인 피고인의 법정진술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역시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특히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가 수사개시의 단서가 되었거나 사실상 유일한 증거 또는 핵심증거이고 위법의 정도 역시 상당할뿐더러,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1차적 증거를 제시받거나 1차적 증거의 내용을 전제로 신문받은 바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법정진술도 1차적 증거를 직접 제시받고 한 것과 다름없거나 적어도 1차적 증거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절차 위반행위와의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에 속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통화녹음 파일과 이를 기초로 한 증거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1차 영장의 압수할 물건은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 사진 파일 등에 한정된 것으로 보이고 통화녹음 파일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그 파일을 삭제·폐기·반환하지 않고 영장 없이 수개월 동안 보관하며 수사에 사용하려 한 조치는 위법하고, 영장주의 또는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여서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 2차 영장에 따른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 압수는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당해 형사사건에 관한 의사교환을 압수한 것으로,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그 위반의 정도가 무겁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증거만으로 증명이 곤란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수사기관이 범행 당시 휴대전화도 아닌 다른 휴대전화를 상당한 기간이 지나 압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검사가 변호사와 통화한 내용에 관한 수사보고는 통화녹음 파일이 없었다면 검사가 변호사에게 전화해 확인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 파일을 기초로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의 법정진술에 관해서는 통화녹음 파일이 없었다면 기소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에서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을 제시받아 수사기관이 이를 확보한 사정을 알게 된 점, 피해자 진술은 범행 장면이나 촬영된 동영상을 직접 목격했다는 취지가 아닌 점 등을 들었습니다. 다른 독립된 증거에 기인한 진술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그에 관한 검사의 증명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위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카메라등이용촬영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부분이 나머지 강제추행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8도2624 판결: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포함되지 않은 대상물의 압수는 위법하고 사후 영장 발부나 증거동의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영장의 압수할 물건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법리와, 예외적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와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를 예외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 경우의 판단 기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도12689 판결: 2차적 증거가 피고인의 법정진술인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사소송법 제114조: 영장에 압수할 물건을 기재하도록 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제219조와 함께 이를 근거로 영장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대법원은 통화녹음 파일이 이 조문에서 정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헌법 제12조: 영장 없는 보관을 영장주의 또는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변호인 통화녹음 파일 압수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의 침해로 판단하는 데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휴대전화 압수에서는 영장에 적힌 압수할 물건의 범위가 중요합니다. 그 범위 밖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보관했다면 뒤늦은 영장 발부나 법정에서의 증거동의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서류 등은 피의자·피고인의 승낙이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압수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수사기관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제시받은 뒤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더라도, 이 판결과 같은 사정이 있으면 그 법정진술도 2차적 증거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4422 판결 [강제추행·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공2026상,886]
- 원심: 전주지방법원 2025. 2. 20. 선고 2024노172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