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IT
시각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의 대체 텍스트 제공 의무
핵심정리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제공한 것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보아 대체 텍스트 제공을 명한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유지했습니다. 원심이 고의·과실이 없다며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 부분도 확정되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3다255130 판결(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원고(선정당사자)의 상고와 피고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에게 원심판결 별지 2 인용 목록 기재 각 사항에 관하여 화면낭독기를 통해 청취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고 명한 부분과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 부분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대체 텍스트 제공 의무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고, 나머지 쟁점에서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6. 8. 선고 2021나2013286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에게 금전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18. 선고 2017가합33129 판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와 적극적 조치 청구를 각 일부 인용하고, 간접강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시각장애인은 화면낭독기로 웹사이트의 정보를 음성으로 듣는데, 사진이나 그림 속 문자처럼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가 없으면 그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기업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대체 텍스트를 제공할 의무를 지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그 의무를 지키지 못한 피고가 같은 법 제46조 제1항에 따라 위자료를 배상해야 하는지도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와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은 좋은 눈의 시력이 0.06 이하인 사람들로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시각장애인입니다.
- 피고는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거래 당사자 간의 통신판매를 알선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입니다. 이 웹사이트에는 개별 판매자들이 직접 상품을 등록합니다.
- 대체 텍스트는 사진이나 그림 속의 문자처럼 그래픽 이미지를 대신하기 위하여 제공되는 등가의 텍스트입니다. 대체 텍스트가 있으면 시각장애인은 이를 음성으로 읽어 주는 화면낭독기로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이 웹사이트에는 상품에 관한 필수정보나 광고 등의 내용을 담은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를 적절하고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원고는 원고 등에게 각 2,000,000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고,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며, 기간 내에 제공하지 않으면 원고 등에게 각 매일 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면서, 피고가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제공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0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2호의 간접차별이자 같은 법 제21조 제1항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보았습니다. 접근성이 보장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비록 지능정보화 기본법 및 이 사건 고시·지침에 따라 국가기관 등이 아닌 법인이 웹사이트를 운영함에 있어 위 법과 고시·지침에서 정한 방법으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법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대하여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보장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지능정보화 기본법 및 이 사건 고시·지침의 관련 규정을 일응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자료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 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차별금지법령에 웹 접근성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기준이 없고 관련 선례 등도 귀일된 바가 없는 점, 피고가 2013년경부터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소 제기 전에 원고 등이 개선을 요구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가 시정명령 등을 받은 적도 없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에게 고의·과실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1심은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했으나, 원심은 금전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가 갖추어야 할 편의의 내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시각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웹사이트를 통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하여 그 의미나 용도를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해석된다.
시각을 통해 정보를 인지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주로 또는 오로지 듣는 것에만 의존하여 웹사이트에 접근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 보장을 위해서는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하여 그 의미나 용도를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의 제공이 필수적이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위와 같이 해석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제21조 제1항은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편의를 요구합니다.
-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1호는 누구든지 신체적·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웹사이트를 통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를 웹 접근성 보장의 내용이자 수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구 지능정보화 기본법과 그 하위 법령,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 국가표준인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1도 공통적으로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6항 제1호도 응용 소프트웨어 등에 관하여 위 고시로 정하는 검증기준을 준수하도록 정하고 있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공해야 하는 구체적 편의의 내용을 정할 때 국가기관 등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사기업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 피고가 든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217421 판결은 관련 법령에 다수의 편의시설이 열거된 경우 명시되지 않은 편의시설에 대한 의무 인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여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합니다.
원심은 구 지능정보화 기본법과 위 고시·지침을 일응의 기준으로 삼아 피고가 접근성이 보장된 웹사이트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피고의 대체 텍스트 미제공·미흡 제공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상고로 다툰 위자료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 판단에 채증법칙과 경험칙 및 논리칙을 위반하거나 같은 법 제46조 제1항의 고의 또는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 밖에 피고가 부대상고로 다툰 간접차별 해당 여부, 개별 판매자들이 직접 등록한 상품 정보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 과도한 부담 등 정당한 사유 항변, 적극적 조치의 내용과 범위에 관한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상고와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원심판결 별지 2 인용 목록 기재 각 사항에 관하여 화면낭독기를 통해 청취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는 적극적 조치 판결과 위자료 청구 기각 부분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217421 판결: 대법원은 일정한 재정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리와, 적극적 조치 판결에서 법원이 폭넓은 재량을 가지되 피고의 재정 상태 등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9. 9. 선고 2018두48298 판결: 대법원은 비례의 원칙이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되는 헌법상 기본 원리라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고, 이를 적극적 조치 판결에도 적용했습니다.
관련 법령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호의 간접차별과 제3호의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에 함께 해당할 수 있다고 본 근거입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은 피고가 생산·배포하는 전자정보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1호의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에 대체 텍스트 제공이 포함된다고 해석되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했다고 보아 위자료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대체 텍스트 제공을 명하는 적극적 조치 판결을 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가 웹사이트를 운영한다면,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그 의미나 용도를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해야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인 피고가 개별 판매자들이 직접 등록한 상품 정보에 대해서도 편의제공 의무를 부담한다고 본 원심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재정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를 쉽게 인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차별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위자료는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따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든 법령의 불명확성, 피고의 개선 노력 등을 이유로 위자료 청구가 기각되었으나, 대체 텍스트 제공 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3다255130 판결 [손해배상(기)] [공2026상,912]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6. 8. 선고 2021나201328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