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다른 사건으로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 복제본에서 찾아낸 통화녹음파일의 증거능력
핵심정리
다른 사건 수사로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의 이미징 파일에서 압수·수색이 끝난 뒤 찾아낸 통화녹음파일은 사후에 영장을 받았더라도 위법수집증거라고 보아, 대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도17532 판결(공무상비밀누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통화녹음파일들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수원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3노7985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3. 12. 5. 선고 2022고단2763 판결: 공소사실 중 수사기록의 증거물 존재와 수사 대상자 배제 상태를 알려준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수사 진행 방향이나 대응방안을 설명했다는 부분은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이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혐의 사건(이하 '별건')으로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이미징한 뒤, 그 파일에서 별건과 관계없는 통화녹음파일을 찾아 공무상비밀누설 사건의 증거로 썼습니다. 이 녹음파일들이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 대상 범위 안에 있는지, 별건 압수·수색이 끝난 뒤 영장을 받아 다시 압수하면 적법해지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형사소송법 제106조, 제218조, 제219조, 제308조의2).
사실관계
- 검사는 피고인 1이 2019. 7. 16. 도박 사건 담당자인 피고인 2와 공모하여, 그 사건 처리를 문의한 제1심 공동피고인(이하 '공동피고인')에게 수사기록의 증거물 존재와 향후 사건 처리 방향 등을 전화로 알려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고 기소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공동피고인에 대한 별건을 수사하던 중 2022. 10. 17. 공동피고인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영장 없이 압수하면서, 전자정보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공동피고인의 의사를 따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2022. 10. 19. 별건에 관한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대화 내용, 사진 등 일체 자료'에 대하여 디지털포렌식 지원이 요청되었고(1차 포렌식) 이에 기초하여 전자정보 탐색·선별 등 절차가 진행되었으며, 2022. 10. 26.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자료'에 대하여 2차 포렌식이 요청되었습니다.
- 2022. 10. 27. 이미징 파일이 대검찰청 디지털업무시스템에 저장되었고, 같은 날 휴대전화가 공동피고인에게 반환되었습니다. 검사는 2022. 10. 31. 공동피고인을 별건으로 기소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2. 11. 1. 공동피고인과 피고인 1 사이의 통화녹음파일 3개에 관한 수사보고를, 2022. 11. 2. 그 녹취서를 작성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22. 11. 8. 공동피고인의 변호인에게 별건 압수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을 교부했고, 2022. 11. 9. 녹음파일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디지털업무시스템에 저장된 녹음파일들을 압수했습니다.
- 2022. 10. 17.별건 수사 중 휴대전화 임의제출
- 2022. 10. 27.이미징 파일 저장, 휴대전화 반환
- 2022. 10. 31.공동피고인 별건 기소
- 2022. 11. 1.통화녹음파일 수사보고 작성
- 2022. 11. 9.영장 발부받아 녹음파일 압수
- 대법원위법수집증거로 보아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녹음파일들이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 대상 범위를 넘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은 늦어도 2022. 10. 31.에는 별건 압수·수색을 종료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뒤 무관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채 보관하다가 새로운 범죄 혐의 수사를 위하여 열람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녹취서와 피고인들·공동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도 2차적 증거로서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들과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들은 모두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내용을 전제로 한 신문에 답변한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 없었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수사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1심은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원심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들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임의제출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 압수 범위와 압수 완료 뒤 남은 복제본의 처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수사기관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으로 압수를 완료하면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삭제·폐기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복제본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탐색, 복제 또는 출력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압수·수색 과정에서 출력하거나 복제한 유관정보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다.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압수·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위법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녹음파일들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보았습니다.
- 제출 범위에 관한 공동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한 바 없으므로 압수 대상은 별건 혐의와 관련된 최소한의 전자정보에 한정되는데, 녹음파일들은 허위세금계산서 발급이라는 별건 혐의와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1차 포렌식으로 이미 별건 전자정보를 탐색·선별한 것으로 보이고 2차 포렌식의 뚜렷한 이유가 보이지 않으므로, 늦어도 2022. 10. 27. 무렵에는 별건 압수·수색절차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2022. 11. 8.에야 상세목록을 교부한 사정만으로 그 무렵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든 2023도8752 판결은 그 자리에서 압수목록과 전자정보확인서까지 교부된 사안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별건 기소 뒤에도 무관정보를 계속 탐색하여 녹취서를 작성한 것은 영장 없이 압수·수색한 경우로서 그 자체로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2022. 11. 9. 영장에 의한 압수도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이유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는 따로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별건 압수·수색의 종료 시점에 관하여 원심은 늦어도 2022. 10. 31.로, 대법원은 늦어도 2022. 10. 27. 무렵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임의제출된 전자정보의 압수 범위, 우연히 발견한 별도 혐의 정보에 대한 영장 요건, 사후 영장이나 증거 동의로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 압수 완료 뒤 무관정보를 삭제·폐기하여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면서도, 검사가 상고이유로 든 이 판결은 사실관계가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무관정보가 남은 복제본을 대상으로 사후에 영장을 받아 집행하더라도 위법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대법원이 녹음파일 수집을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 위반으로 본 판단과 관련하여 참조조문으로 들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06조: 피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할 수 있다는 근거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218조: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임의제출받아 압수한 부분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219조: 수사기관은 피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제106조와 함께 인용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녹음파일들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수사기관이 제출 범위에 관한 제출자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알 수 없다면, 압수 대상은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로 한정됩니다.
- 다른 사건의 압수·수색이 끝난 뒤 남은 복제본에서 찾아낸 정보는 사후에 영장을 받았더라도 위법수집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포렌식 요청일, 휴대전화 반환일, 기소일, 녹취서 작성일 등이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 압수·수색 종료 시점은 상세목록 교부일만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유관정보의 선별·출력 또는 저장이 마쳐진 때를 여러 사정으로 판단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도17532 판결 [공무상비밀누설] [공2026하,1652]
- 원심: 수원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3노798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