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수급인 근로자 사망사고에서 건설공사발주자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을 구분하는 기준
핵심정리
시공 자격·전문인력·설비가 없고 계약상 위험 관리 권한도 없는 발주자가 도급 목적의 점검·조정 조치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형사책임을 지는 도급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발주자 측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산업안전보건법위반·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발전회사, 그 건설본부장,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시공사와 그 현장소장, 하수급업체와 그 현장소장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여, 이들에 대한 원심의 유죄 판단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발전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 본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발전회사 측 피고인들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판단됩니다.
하급심
- 대전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노2555 판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전원을 유죄로 보아 발전회사와 시공사에 각 벌금 5,000만 원, 하수급업체에 벌금 1,000만 원, 건설본부장과 시공사 현장소장에 각 징역 10월, 하수급업체 현장소장에 징역 4월,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 각 금고 10월(개인 피고인 모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2. 8. 31. 선고 2021고단249 판결: 시공사와 그 현장소장의 정기검사 관련 안전보건조치의무 불이행 부분만 유죄로 보아 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2020. 1. 16.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관계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해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지는 도급인의 범위를 넓히면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않는 건설공사발주자는 도급인에서 제외했습니다(제2조 제7호 단서, 제10호). 검사는 발전소 건설 현장의 변압기 폭발사고와 관련하여 발전회사와 그 임직원, 시공사, 하수급업체 등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치상으로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발전회사가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지는 도급인인지, 그 책임을 지지 않는 건설공사발주자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발전 사업을 하는 회사(이하 발전회사)는 2016. 6.경부터 건설본부를 두고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진행하면서, 이를 27개사에 분리하여 도급 주는 방식으로 시공하게 했습니다.
- 시공사는 그중 배연탈황설비 공사를 47,838,648,000원에 도급받았습니다. 계약상 시공사 측 공동수급체가 설계·자재 구매·시공을 모두 진행하여 가동 가능한 상태로 인도하고, 현장시험·검사와 예비점검·시운전도 시공사가 수행하며, 발전회사는 시험에 필요한 전력 등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 하수급업체는 시공사로부터 전기제어 공사를 2,059,168,100원에 도급받았습니다.
- 발전회사는 배연탈황설비 공사에 필요한 공사업 등록이나 전문 기술인력, 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시공사는 2020년 기준 시공능력순위 23위(평가액 1조 5,926억 원)인 회사였습니다.
- 발전회사는 각 시공사의 안전작업허가서(SWP)를 승인하고 주간공정회의를 주관하며 부진 공정의 만회 대책을 세우게 했고, 시공사는 현장 안전보건 위험성 평가 지침과 각종 작업 절차서를 작성하여 운용했습니다.
- 2020. 4. 10. 변압기 저압부에서 상회전 테스트를 하려다 측정 단자와 검상기 리드봉 규격이 맞지 않자 고압부(1차 측)로 이동하여 시도하던 중 아크 폭발이 일어나, 시공사 근로자가 사망하고 발전회사 직원과 하수급업체 근로자들이 다쳤습니다.
- 2016. 6.경발전회사가 발전소 공사를 27개사에 분리 도급
- 2020. 4. 10.변압기 상회전 테스트 중 아크 폭발
- 2022. 8. 31.제1심, 일부만 유죄·나머지 무죄
- 2024. 4. 4.원심, 제1심 파기·피고인 전원 유죄
- 2026. 6. 25.대법원, 발전회사 측 파기환송·시공사 측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보았습니다.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취지 및 개정 내용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최대한 넓히고, "도급인"에서 제외되는 "건설공사발주자"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할 능력과 의무가 없는 발주자로 그 범위를 최대한 좁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원심은 이 사건 발전소 공사가 발전회사의 전력사업 주목적 수행에 필수불가결한 공사이고, 발전회사가 상당한 전문성을 보유하며, 27개사에 분리·도급하면서 건설본부라는 별도 조직으로 총괄·관리했고, 수전 업무를 직접 담당하여 고압 전력 공급에 따른 위험요소를 실질적으로 관리했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발전회사를 도급인으로 보았습니다. 이를 전제로 건설본부장에게 구체적인 업무상 주의의무와 그 위반을 인정했고,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게는 발전회사가 부담하는 안전조치의무를 준수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면서, 그중 대리는 현장감독관으로서의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제1심은 발전회사를 건설공사발주자로 보아 발전회사와 건설본부장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거나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이를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와 입법 경위, 건설공사의 경우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에 한정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한 사업주가 도급인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 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위와 같은 사항과 함께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건설공사의 시공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관련 전문인력과 설비 등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고, 공사계약상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 권한이나 의무가 부여되지 아니한 지위에 있는 도급 사업주가 건설공사 과정에서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점검, 조정 및 확인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다고 보아 쉽사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건설공사발주자가 도급인 책임을 우려하여 공사 관여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면 오히려 산업재해 발생의 위험성이 가중될 수 있고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발전회사가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발전회사의 주된 사업은 발전 사업이고 발전소 건설공사는 공사 완료로 종료되는 일회성 사업이었으며, 발전회사는 관련 면허, 전문 기술인력, 설비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반면 시공사는 배연탈황설비 공사에 상당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었고 설비공사비만 약 280억 원 상당에 이르렀습니다.
- 계약상 설계와 시공을 모두 시공사 측이 담당했고, 발전회사의 주간공정회의 주관, 안전작업허가서 승인, 만회 대책 요구 등은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점검, 조정 및 확인 차원의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중 상당 부분은 발주자로서 제67조에 따른 예방 조치의무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 건설본부 조직은 공정률 점검과 공사 감독을 위한 수준으로 보였고, 배연탈황설비 부분은 사실상 대리 1명만 담당하면서 시공을 점검·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보았습니다.
- 계약과 수전시운전지침서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변압기는 공급자의 영역(Supplier's scope)으로서 인도 전이라 시공사가 관리하는 영역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고는 시공사가 설치한 변압기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므로, 발전회사가 수전 업무를 한다는 이유로 사고가 그 지배영역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시공사는 대형 건설사로서 스스로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할 능력이 충분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고, 이러한 도급계약을 단순한 '위험의 외주화'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든 사정들에 대하여, 공사가 3년 이상 진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건설공사발주자가 도급인 지위를 갖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는 등 원심과 다르게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발전회사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건설본부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 대하여는 발전회사가 건설공사발주자라는 전제에서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지와 그 내용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발전회사와 건설본부장에 대한 2020. 5. 6.경부터 2020. 5. 12.경까지의 정기검사에 의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은 원심이 발전회사가 도급인이라는 전제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별개로 건설본부장이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지를 따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심판결에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의 구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시공사와 하수급업체 측 상고에 대하여는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발전회사, 건설본부장, 발전회사 직원(차장·대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시공사와 그 현장소장, 하수급업체와 그 현장소장의 상고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건설공사를 도급한 사업주가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지는 도급인인지는 유해·위험요소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중심으로 실질적 영향력,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 단서는 건설공사발주자를 도급인에서 제외하고, 제10호는 건설공사발주자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않는 자로 정의하여 이 사건 구분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도급인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 수급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지도록 정한 조문입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건설공사발주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발전회사의 관련 조치 중 상당 부분을 이 의무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도급인이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관계 수급인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의 형사처벌 조문으로, 이 책임을 지는 도급인인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건설공사를 맡긴 회사가 시공 자격·전문인력·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계약상 위험 관리 권한도 없다면, 공정회의 주관이나 작업허가서 승인 같은 점검·조정 조치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도급인이라 단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도급인 해당 여부는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 영향력,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
- 대법원은 계약 내용과 수전시운전지침서의 기재를 근거로 사고 설비가 시공사 관리 영역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공사를 맡기거나 맡는 쪽은 계약상 시험·검사 책임과 관리 영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시공사와 하수급업체 및 각 현장소장의 유죄는 확정되었고, 발주자 측 결론은 환송 후 심리에서 정해집니다. 발주자가 도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도 발주자 직원 개인의 업무상 주의의무는 다시 심리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5902 판결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 [공2026하,1624]
- 원심: 대전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노255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