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전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원청회사도 응해야 했을까요?
핵심정리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전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원청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자만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본 종전 법리를 유지했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단체교섭청구의소)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25. 9. 9. 개정되기 전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를 유지했습니다. 그 법리에 따라 피고가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부산고등법원 2018. 11. 14. 선고 2018나53149 판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울산지방법원 2018. 4. 12. 선고 2017가합20070 판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둔 노동조합이 원청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때, 원청회사가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는 2025. 9. 9. 개정으로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는 후문을 두었으나, 이 사건은 2016년경의 단체교섭 요구 거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종전 법리를 유지할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선박건조 및 수리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로 다수의 사내하청업체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의 사업장 안에서 근로를 제공했습니다.
- 원고는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피고의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사내하청지회를 두고 있었습니다.
- 원고는 2016. 4. 11.부터 2016. 5. 20.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지회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의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했습니다.
- 피고는 자신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어서 단체교섭 상대방인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 원고는 별지 목록 기재 8개의 교섭사항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 그 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되어 2026. 3. 10.부터 시행되었고, 신설조항에는 경과규정이 없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면서 일부를 고치거나 추가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심은 사내하청업체가 물적 설비와 다수의 전문 인력을 갖추고 근태 관리·징계권 행사 등에 관하여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현장대리인을 작업 장소에 상주시켜 업무 수행을 직접 지휘·감독한 점,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혼재하여 근무하는 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피고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사대금이 실투입공수를 반영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근로자들의 임금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는 원고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사내 하청업체에게 지급하였을 뿐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거나 임금구조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위 근로자들의 임금은 기본적으로 사내 하청업체의 경영능력, 노동조합의 교섭력, 근로자들의 업무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결정되므로, 설령 위 근로자들의 임금이 피고가 사내 하청업체에게 지급하는 공사대금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다고 보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위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한 지배ㆍ결정권을 행사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갑 제59 내지 66호증의 각 기재를 비롯한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위 신설조항에 관하여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2016년경의 단체교섭 요구 거부를 이유로 단체교섭의무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된다.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종전 법리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를 근로자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보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이 법리를 유지했습니다.
- 대법원은 사용자를 원칙적으로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보면서도,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서는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원청회사도 사용자로 보았습니다. 반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서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해야 사용자로 보았습니다. 이처럼 부당노동행위 유형에 따라 사용자 범위를 다르게 볼 수 있음을 전제로 판단한 경우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단체교섭은 근로계약 등 계약관계에 관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위한 단체협약 체결을 전제로 하므로, 원청회사가 지배·개입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를 넘어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는 부당노동행위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구 노동조합법 제2조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 입법자는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제2조 제2호 후문을 추가했고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구법 사안에 개정법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법리를 창설하여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마용주의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반대의견은 자신의 사업장 안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수급인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법에서도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고, 별지 목록 제5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숙연의 보충의견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를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본 종전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86. 12. 23. 선고 85누856 판결: 같은 종전 법리를 판시한 판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원청회사도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본 예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9068 판결: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서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해야 사용자라고 본 예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 정의가 2016년경의 단체교섭 요구 거부를 다툰 이 사건에 적용되었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2025. 9. 9. 개정으로 제2호 후문이 추가되었으나 경과규정이 없어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단체교섭 거부와 제4호의 지배·개입을 부당노동행위로 정하며, 대법원은 유형에 따라 사용자 범위를 달리 보았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부당노동행위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으로, 사용자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할 근거로 쓰였습니다.
실무상 의미
-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전의 단체교섭 요구 거부를 이유로 단체교섭의무 이행을 구하는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고, 원청회사의 단체교섭의무는 하청 근로자와의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 이 사건에서 원심은 사내하청업체가 물적 설비와 전문 인력을 갖추고 근태 관리·징계권을 실질적으로 독자적으로 행사했다는 사정을 들었습니다. 현장대리인이 직접 지휘·감독한 사정 등도 들어 원청회사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부정했고, 대법원은 이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의미는 법원이 앞으로 구체적인 사건에서 해석할 문제로 남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 [단체교섭청구의소] [공2026하,1386]
-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8. 11. 14. 선고 2018나5314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