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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유언/상속/신탁

유언으로 상속비율을 정한 부동산을 생전에 매도한 경우 유언 철회 여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13.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

핵심정리

유언으로 상속비율을 정한 부동산을 유언자가 생전에 매도했더라도 매매대금에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되면 매도 사정만으로 쉽게 유언 철회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대법원은 철회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유언효력확인청구의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유언자가 부동산을 매도함으로써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았으나, 대법원은 그 판단에 유언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언의 효력이 매매대금에 미치는지와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부산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합니다.

하급심

쟁점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민법 제1108조),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면 그 저촉된 부분의 유언은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109조). 이 사건에서는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법정상속분과 다른 비율로 나눈다는 자필 유언을 한 망인이 그 뒤 해당 부동산을 지역주택조합에 매도한 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로서 유언을 철회한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와 피고들은 망인의 자녀들입니다. 망인은 2016. 11. 23.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 1.75/5, 피고 1 0.95/5, 피고 3 1.75/5, 피고 2 0.55/5 비율로 나눈다는 자필 유언증서를 작성했습니다.
  • 이 사건 부동산은 한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시행 부지에 속해 있었고, 조합은 2017. 9. 26.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 망인은 2017. 8. 18. 조합의 토지용역대행사와 부동산을 매매대금 8억 7,36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대행사 측의 사유로 매매대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 2019. 3. 28. 망인과 조합 사이에 부동산을 매매대금 8억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고, 계약금 8,000만 원이 망인의 계좌로 송금되었습니다. 당시 망인은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었습니다.
  • 망인은 2019. 4. 16. 사망했고, 원고와 피고들은 2020. 5. 25. 상속을 원인으로 1/4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 조합은 2020. 6.경 및 2020. 8.경 원고와 피고들과 개별적인 매매 합의를 거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 무렵 각각 1억 7,7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망인자녀들(원고·피고들)지역주택조합원고부동산 상속비율을정한 자필 유언2019. 3. 28.부동산 매매계약매매대금 각 1억7,700만 원 지급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고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고쳐 인용했습니다. 원심은 망인이 유언 목적물인 부동산을 조합 또는 그 토지용역대행사에 매도함으로써 유언증서 내용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를 하였다고 보았고, 2019. 3. 28.자 매매계약서에 피고 3이 망인의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으로부터 위임이나 추인을 받은 행위로 보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망인은 이 사건 유언증서 작성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이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시행 부지에 편입되고, 사업시행자인 소외 2 조합과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유언증서에 기재된 유언의 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지분이전등기를 하여 줄 수 없게 되었으므로, 유언과 저촉되는 생전행위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항소심에서 매매대금도 유언에서 정한 비율대로 귀속되어야 한다는 전제로 피고 1과 피고 2에게 초과 수령분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습니다. 원심은 유언이 철회되었고, 망인이 두 차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처분대금에 관하여 기존의 유언을 수정하거나 별도의 유언을 남기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유언효력확인청구에 관하여 결론이 같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유언 후의 생전행위로 인한 유언 철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저촉’이란 전 유언을 실효시키지 않고서는 유언 후 생전행위가 유효로 될 수 없음을 가리키되 법률상 또는 물리적인 집행불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후의 행위가 전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취지로 행하여졌음이 명백하면 충분하다.
따라서 유언자가 특정인에게 목적물을 유증한 이후 해당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더라도 여전히 그 처분대금 등 대상재산에 대하여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된다면 목적물을 처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유언의 철회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망인에게 부동산 매매대금 중 상속재산이 되는 부분에 관하여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유언증서는 자녀들의 부동산 상속비율을 법정상속분(각각 1/4)과 다르게 정하려는 것이고, 부동산을 조합에 매도하더라도 매매대금은 그 부동산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형태가 변경된 것에 불과한 대상재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언증서는 조합이 설립인가를 받기 약 10개월 전에 작성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설립인가 요건과 매도청구에 관한 구 주택법 규정 등을 고려하면, 망인이 상속인들이 부동산이 아닌 매매대금을 상속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망인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췌장암 말기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그로부터 19일 후 사망했으며, 매매대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쓰거나 타인에게 증여하는 등 유언과 달리 처분하려고 한 사정을 찾을 수 없습니다.
  • 부동산은 유언에서 정한 비율대로 상속하게 하되 부동산을 처분하면 매매대금은 다시 법정상속분대로 상속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고, 법률전문가가 아닌 망인에게 매매대금에 관하여 별도로 유언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망인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에서 오히려 유언 당시에도 부동산 매도를 전제로 그 대금을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배분할 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망인이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유언 목적물에 관한 지분이전등기를 해 줄 수 없게 되었다는 점 등을 들어 유언이 철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단에 「유언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유언의 효력이 매매대금에 실제로 미치는지와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 대법원은 민법 제1109조의 ‘저촉’의 의미와, 저촉 여부 및 범위를 유언자의 의사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108조: 유언자가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이 사건 판단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1109조: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면 저촉된 부분의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는 규정으로, 부동산 매도가 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 구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2항: 대법원은 조합 설립인가에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사용권원 등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들어, 설립인가 이전인 2016년에도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구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대법원은 이 조문의 매도청구 제도를 들어, 사업부지 내 소유자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의사와 무관하게 매도청구를 받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유언으로 상속비율을 정한 부동산이 유언자 생전에 매도되었더라도, 매매대금에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되면 매도 사정만으로 쉽게 유언 철회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유언증서와 매매계약서의 작성 경위와 시기, 유언자의 건강상태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 이 사건은 유언증서가 매매대금의 배분을 따로 정하지 않아 대법원까지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주택건설사업 부지처럼 매도가 예정될 수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유언할 때에는 처분대금의 배분도 함께 적어 두는 것을 검토할 만합니다.
  • 이 판결은 유언 철회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이고, 매매대금이 유언에서 정한 비율대로 나뉘어야 하는지는 환송 후 원심에서 정해집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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