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사기
실제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허위 투자 사이트의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해당 여부
핵심정리
허위 투자 사이트라도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가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추었으면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포함된다고 보아,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무죄로 본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등을 파기하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459 판결(범죄단체가입·범죄단체활동·사기·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과 무죄 부분 중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허위 투자 사이트에서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보았는데, 대법원은 이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피고인이 자본시장법 위반죄를 저질렀다고 확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투자 사이트가 그 외관을 갖추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합니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1517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 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4년과 추징 709,850원을 선고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과 피해자 16명에 대한 각 사기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13. 선고 2025고단1612 판결: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등을 유죄로 보아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범죄단체가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흉내 낸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가상의 주식투자를 하게 했지만, 그 사이트에서 주식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373조, 제444조 제27호는 거래소허가 없이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자를 처벌하는데, 제8조의2 제1항은 금융투자상품시장을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으로 정의합니다.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허위 사이트도 이 시장에 포함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리딩방 투자사기’ 범죄단체에 가입해 캄보디아에서 활동했고, 원심은 피고인이 그 단체에서 활동했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을 2024. 3. 30.부터 2024. 5. 12.까지로 보았습니다.
- 피고인 등은 국내 증권사 HTS를 모방하여 매도·매수, 등락 그래프, 총자산, 거래 내역, 입금과 출금 기능을 갖추고 국내외 주가지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한 투자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 피고인 등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투자 전문가라고 사칭하며 신뢰를 얻은 뒤, 투자 사이트의 설치·가입을 유도하고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했습니다.
- 피고인 등은 투자금을 받으면 추천한 주식이 시세에 따라 피해자들의 사이트 계좌에 입고된 것처럼 가장했고, 피해자들의 주문대로 실제 거래가 체결되어 손익을 얻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습니다.
- 그러나 피해자들의 주문은 증권사나 거래소로 전달되지 않았고, 피고인 등은 수수료 선지급 등을 이유로 수익금 출금을 거절하며 피해자들의 투자금 상당액을 취득했습니다.
- 원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조직원들과 순차 공모하여 2024. 4.경부터 2024. 7.경까지 투자자 62명으로부터 합계 8,436,284,200원을 송금받아 거래소허가 없이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운영했다는 것입니다.
- 2024. 4.경 ~
2024. 7.경 허위 투자 사이트로 투자금을 송금받음(공소사실) - 2025. 8. 13.제1심,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등 유죄, 징역 5년
- 2025. 12. 18.원심,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무죄, 징역 4년
- 2026. 4. 30.대법원, 일부 파기하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투자 사이트가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해당하는지를 직권으로 살핀 다음,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으로 주식이나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이루어진 바가 없다는 점을 들어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위 허위의 투자 사이트(HTS)는 피해자들을 기망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에 불과하고 이를 이용하여 위 범죄조직과 피해자들 사이 또는 피해자들 사이에서 실제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이루어지지는 아니하였으므로, 위 허위의 투자 사이트가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제1심은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보았으나, 원심은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이와 함께 피고인이 범죄단체에서 활동한 기간 안에 범행이 시작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피해자 16명에 대한 각 사기 부분도 무죄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시장도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자본시장법의 입법 목적, 규정의 문언과 체계, 관련 조항의 개정 경과와 취지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자본시장법 제8조의2 제1항이 정하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에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이하 ‘증권 등’이라 한다)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시장뿐만 아니라,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시장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시장인지 여부는, 시장 참여자들이 증권 등을 매도·매수하고 그 대금을 입금·출금하는 기능 등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시장과 같은 기능이 구비되어 있는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실제 시세가 제공되고 이에 기반한 거래가 명목상 이루어지며 그 거래 결과에 따른 증권 등의 수량과 가액이 제공되는지, 이러한 외관이 충분히 구체적인지, 실제로 시장에 참여한 자들이 그와 같이 인식하였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다음 사정을 들었습니다.
- 무허가 시장 개설 등을 처벌하는 본질적 이유는 허가 없이 시장을 개설하는 등의 행위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고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의 신뢰성 제고라는 입법 목적에 대한 위험을 창출한 점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데도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춘 시장으로 투자자를 기망하는 경우 형사 제재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제8조의2 제1항은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질 것까지 요건으로 삼고 있지 않고, 시장을 개설만 하고 운영에 이르지 않은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 2013. 5. 28. 개정 전의 구법은 거래소와 유사한 시설의 개설 등도 처벌했고, 개정으로 처벌 대상을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시장으로만 좁히려 했다고 볼 입법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이 사건 투자 사이트가 그 외관을 갖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이트에 HTS와 같은 매도·매수, 입금과 출금 등의 기능이 있었고 국내외 주가지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동되었습니다.
- 피해자들은 투자금을 송금하는 등 자신의 계산으로 증권 등을 매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 피고인 등은 주식이 계좌에 입고된 것처럼 가장하고, 불특정 다수의 거래 상대방들과 실제 거래가 체결되어 손익을 얻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 투자 사이트가 그 외관을 갖춘 경우에 해당하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로 판단한 것은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27호의 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사기·범죄단체활동 부분에 관한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의 상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원심의 유죄 부분은 파기되는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함께 파기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과 무죄 부분 중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0467 판결: 한국거래소에서의 실제 선물거래를 동반하지 않는 사설 선물거래 사이트의 개설 등도 구법이 금지하는 거래소 유사시설 개설 등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예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금융투자상품시장을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으로 정의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문언이 매매의 실제 이행을 요건으로 삼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73조: 거래소허가 없이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문입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4조 제27호: 제373조를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조문입니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6조: 한국거래소가 아닌 자의 거래소 유사시설 개설 등을 금지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개정 경과를 해석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허위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 경우에도 사기죄와 별도로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운영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 판단 기준으로 매매 기능의 구비, 실제 시세 제공과 명목상 거래, 외관의 구체성, 참여자들의 실제 인식 등을 종합하라고 했습니다.
- 이 사건 투자 사이트가 그 외관을 갖추었는지는 대법원이 「볼 여지가 있다」고만 했고,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하여 판단합니다.
- 이 사건 사이트는 증권사 HTS를 모방해 매도·매수와 입출금 기능을 갖추었지만 주문이 증권사나 거래소로 전달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수수료 선지급 등을 이유로 수익금 출금을 거절당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459 판결 [범죄단체가입·범죄단체활동·사기·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공2026상,1279]
- 원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151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