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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임대차/명도

임대차 해지를 다투는 동안 권리와 의무를 유지하기로 한 특약이 있으면 임차인은 판결 확정 때까지 건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8.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4다209769 판결

핵심정리

상가 임대차계약에 해지를 다투는 동안 최종 판결 전까지 권리와 의무를 유지한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대법원은 임차인이 판결 확정 때까지 건물 인도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4다209769 판결(건물인도)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원고들 패소 부분 중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차임 면제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본 원심 판단 등은 수긍했으나, 계약서의 특약을 근거로 건물 인도청구를 배척한 원심 판단에는 법률행위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건물 인도청구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할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하급심

  • 수원고등법원 2023. 12. 21. 선고 2022나18422 판결: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에게 각 12,650,000원과 2022. 4. 29.부터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명하고, 건물 인도청구를 포함한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2022. 6. 17. 선고 2021가합10206 판결: 피고의 3기에 달하는 차임연체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고 보아 건물 인도, 각 합계 427,449,000원과 지연손해금, 2022. 4. 1.부터 건물 인도일까지 매월 각 1,925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명하는 원고들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임대인들이 임차인의 차임·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하며 건물 인도를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는 「계약의 해지 성립 여부에 쌍방 간 이견이 있을 경우 법원의 판결에 따르되 최종 판결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는 유지되는 것으로 한다.」는 특약이 있었습니다.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더라도 이 특약 때문에 임차인이 판결 확정 때까지 건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고, 이는 민법 제105조와 관련된 계약 해석의 문제입니다.

사실관계

  • 원고들(임대인)은 2019. 6. 14. 의사인 피고(임차인)에게 원고들 소유의 상가건물을 임대차기간 10년, 임대차보증금 10억 원, 차임 월 3,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관리비 월 11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하여 임대했습니다.
  • 계약에서 차임은 100병상 이상 환자 입원 시부터 받고 그 이전까지는 면제하며, 관리비는 병원 개원 시점부터 납부하기로 정했습니다. 일방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위반하면 상대방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해지 성립 여부에 이견이 있으면 법원의 판결에 따르되 최종 판결 전까지 권리와 의무는 유지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이하 이 사건 특약).
  • 피고는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고 건물을 인도받은 뒤 2019. 9. 19.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아 2019. 9. 21.부터 그곳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했습니다.
  • 피고는 2019. 12. 23.과 2020. 3. 25.에 각 3개월분 관리비 330만 원을 송금한 것 외에는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차임과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 원고들은 3기 이상 차임연체를 이유로 소장 부본 송달로써 계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하며 건물 인도와 연체차임 등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에서는 2022. 9. 13. 자 준비서면 송달로써 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도 표시했습니다.
임대인(원고들)임차인(피고)법원상가건물 임대(임대차보증금 10억 원약정, 보증금은 피고가 지급)관리비 일부 송금 외 미납계약 해지 주장,건물 인도 청구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9. 6. 14.임대차계약 체결, 이 사건 특약 약정
  2. 2019. 9. 21.피고가 건물에서 요양병원 운영 시작
  3. 2022. 6. 17.제1심, 차임연체 해지 인정, 건물 인도 등 명령
  4. 2022. 9. 14.원심 계속 중 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한 해지 의사표시가 담긴 준비서면 피고에게 송달
  5. 2023. 12. 21.원심, 관리비 미납 해지 인정, 이 사건 특약을 이유로 건물 인도청구 기각
  6. 2024. 7. 11.대법원, 건물 인도청구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100병상 이상 환자 입원 시부터 차임을 받기로 한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보고, 100병상 이상 환자가 입원한 적이 없으므로 차임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한 해지는 받아들여 임대차계약이 2022. 9. 14.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보았고, 미납관리비로 원고들에게 각 1,265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 특약을 근거로 건물 인도청구를 배척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의 해지에 관하여 쌍방 간 이견이 있을 경우 법원의 판결을 따르되 최종 판결 전까지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가 유지’되는 것으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가 다투어지고 있는 이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다.

원심은 최종 판결 전까지 피고에게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으므로, 건물 인도청구에 대한 피고의 동시이행항변과 원고들의 상계 재항변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제1심은 3기에 달하는 차임연체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보아 건물 인도와 연체 차임 등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원심은 차임 지급의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아 차임연체를 이유로 한 해지는 받아들이지 않고 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한 해지만 인정했으며, 건물 인도청구는 이 사건 특약을 근거로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 특약의 의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 특약을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특약 중 “최종 판결 전까지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는 유지되는 것으로 한다.” 부분의 의미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임대차 관계의 청산을 구하는 소송에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음을 이유로 임차목적물 반환 등 임대차 관계의 청산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되 확정 후에 그 판결을 집행한다는 것일 뿐, 위와 같은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임차인이 임대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위와 같이 해석했습니다.

  • 통상의 임대차는 종료하면 보증금 반환과 목적물 반환을 동시에 이행하는 방식으로 청산하므로, 특약 앞부분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임대차 관계를 존속하거나 청산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보았습니다. 뒷부분을 임차인이 판결 확정 때까지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으면 법원이 임대차가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고도 인도청구를 기각해야 하므로, 「재판절차를 통한 임대차 관계 청산」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임대인의 반환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임차인의 권능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함을 전제로 인정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도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본래의 임대차 관계에서 임차인이 갖는 사용수익권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처럼 해석하면 임대인은 건물 인도청구 부분에 관하여 청구기각 확정판결을 받은 다음 다시 소를 제기해야 하므로 분쟁의 일회적 해결 및 소송경제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당사자가 그처럼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방식으로 임대차 관계를 청산하기로 약정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거래의 통념과 경험칙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특약을 판결 확정 때까지 임차인이 임대인의 반환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한 데에는 법률행위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차임 면제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본 원심 판단과 피고가 그 조건의 성취를 방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하여, 그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원고들 패소 부분 중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판례공보가 이 판결의 판시사항(법률행위 해석 방법, 이 사건 특약의 의미)에 관한 참조조문으로 든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계약서에 「최종 판결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는 유지」된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그 특약을 임차인이 판결 확정 때까지 건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이 사건 특약의 문언과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하여 내린 해석이므로, 문언이 다른 특약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원심은 차임을 100병상 이상 환자 입원 시부터 받기로 한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해석하여 차임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 원심 판단에 조건과 불확정기한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 등이 없다고 보아 그 부분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차임 발생 시점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걸어 두는 약정은 그 사실이 생기지 않으면 임대인이 차임을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문언을 신중하게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원심은 피고의 동시이행항변 등을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건물 인도청구의 인용 여부와 그 내용은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할 부분입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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