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대차/명도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에서 임대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경우 개업공인중개사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조사·설명의무
핵심정리
대법원은 다가구주택 임대차를 중개하는 개업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도 규모와 전체 세대수, 주변 임대차보증금 시세에 비추어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4다283668 판결(공제금등청구의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중개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모두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원심판단에 개업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공제사업자인 피고의 배상책임 유무와 그 범위는 대법원이 직접 정하지 않고,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9. 4. 선고 2023나72693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가단5343637 판결: 원고의 청구 일부를 인용했습니다(인용 금액은 원심 판결 원문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쟁점
다가구주택의 한 호실을 임차하는 계약을 중개하면서, 임대인이 다른 호실의 임대차 자료를 내주지 않자 중개사가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다수 있음을 구두로 설명함」이라고만 기재한 사안입니다. 이 정도 기재와 설명으로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29조 제1항에 따른 개업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인지, 그리고 중개행위와 임차인이 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임차인)는 피고보조참가인인 개업공인중개사(이하 '참가인')의 중개로 2020. 4. 8. 총 8개 호실로 이루어진 다가구주택 중 한 호실을 임대차보증금 1억 1,000만 원, 임대차기간 2020. 4. 26.부터 2022. 4. 26.까지로 정하여 임차했습니다. 원고는 2020. 4. 9. 확정일자를 받고 2020. 4. 26. 보증금을 지급했으며, 2020. 4. 27.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 계약 당시 이 다가구주택에는 채권최고액 7억 1,500만 원인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나머지 호실에 대하여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 합계 7억 4,000만 원이 있었습니다.
- 참가인이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권리관계'란에는 근저당권이 기재되었고,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는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다수 있음을 구두로 설명함」이라고 기재되었습니다. 그 우측에 원고가 수기로 「구두로 설명 들음」이라고 적었습니다.
- 2021. 6. 2. 다가구주택 등에 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다가구주택의 감정평가액은 1,305,705,600원이었습니다. 2022. 12. 21. 배당절차에서 선순위 채권자들이 우선 배당받은 결과 원고는 전혀 배당받지 못했습니다.
- 참가인은 중개행위로 거래당사자에게 생긴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공제계약(공제금액 1억 원)을 피고와 체결해 두었습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손해액의 80%에 해당하는 8,8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 2020. 4. 8.참가인 중개로 임대차계약 체결
- 2021. 6. 2.다가구주택 등에 대한 경매절차 개시
- 2022. 12. 21.배당 실시, 원고는 전혀 배당받지 못함
- 2023. 11. 8.제1심, 원고 청구 일부 인용
- 2024. 9. 4.원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취소·원고 청구 기각
- 2025. 12. 4.대법원, 원심판결 파기·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임대인이 기존 임대차 내역에 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공인중개사는 「제출이 거부된 사실을 고지하면 족하고」 위험을 구체적으로 확인·설명서에 명시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같은 건물의 임대차는 유사한 조건으로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미 7억 원 정도의 임대차보증금이 존재할 수 있음은 원고도 예상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참가인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설명을 통하여 임대인의 다른 임대차 관련 자료 제출 불응과 선순위 임대차계약의 다수 존재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본인의 위험 부담과 책임 하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중개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가구주택 일부의 임대차를 중개하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자료 제공 거부에도 부담하는 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개업공인중개사로서는 설령 임대인이 관련 자료의 제공을 거부하였더라도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주변 임대차보증금 시세에 비추어 먼저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취득했거나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는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의 존부 및 그 범위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을 따져 보고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다.
여기에 부동산중개 전문가로서 공인중개사의 역할, 부동산중개업을 건전하게 육성하여 국민경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인중개사법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해당 다가구주택에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성실하게 설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참가인이 개업공인중개사로서 준수하여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그 사정을 알았다면 다가구주택을 임차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 확인·설명서에 기재된 내용은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다수 있음을 원고에게 구두로 설명하였다.」라는 내용이 전부이고,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이 얼마인지, 그중 소액보증금이 얼마인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 임대인이 자료제공을 거부하여 실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더라도,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 등을 확인하여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 그런데도 참가인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하여 원고에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 원고로서는 다른 호실에 상당한 금액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알았다면 임차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참가인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원심판단에 개업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24327 판결: 개업공인중개사와 중개의뢰인의 법률관계가 위임관계와 유사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다259743 판결: 다가구주택 일부의 임대차를 중개할 때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등 자료를 요구·확인해 설명하고, 임대인이 불응하면 그 내용을 확인·설명서에 기재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제2항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확인·설명과 자료 요구를 정하고 있어,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자료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할 의무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공인중개사법 제29조: 제1항의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선순위 보증금 조사·설명의무를 인정하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의 배상책임 근거입니다.
- 구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제16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서식의 근거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 기재 의무와 연결되었습니다.
- 민법 제681조: 대법원은 중개사와 중개의뢰인의 관계가 민법상 위임관계와 유사하다고 보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인정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다가구주택 일부를 임차할 때는 등기부의 근저당권과 함께 다른 호실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규모가 보증금 반환 위험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라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 임대인이 자료를 내주지 않더라도, 대법원은 중개사가 건물 규모와 전체 세대수, 인근 시세 등으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선순위 다수 있음」이라는 기재와 구두 설명, 임차인의 「구두로 설명 들음」 수기 기재가 있었던 이 사건에서도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 사건은 파기환송되어 공제사업자의 배상책임 유무와 범위가 환송 후 원심에서 정해집니다. 구체적인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4다283668 판결 [공제금등청구의소] [공2026상,128]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9. 4. 선고 2023나72693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