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학교폭력
교제 중인 동급생이 교실에서 거부하는데도 몸을 만졌다면 학교폭력이 될까요?
핵심정리
같은 반 이성교제 상대가 거부하는데도 수업시간에 신체를 만진 중학생 사건에서, 대법원은 형사처벌에 이르지 않아도 의사에 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피해를 수반하면 학교폭력(성폭력)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 일부를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2023. 5. 19.경 신체접촉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 부분 제외)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2023. 5. 22.경 수업시간의 신체접촉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고, 2023. 5. 19.경 놀이공원에서의 신체접촉행위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환송 후 원심은 제1차 신체접촉행위를 포함하여 불법행위로 인정된 피고들의 행위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의 인용 범위를 새로 산정해야 합니다.
하급심
- 의정부지방법원 2025. 2. 20. 선고 2024나212209 판결: 제1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여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 1에게 7,223,5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하고 원고 1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으며, 원고 2, 원고 3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의정부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가소322553 판결: 원고들의 청구 일부를 인용했고, 원고 2, 원고 3에 대한 부분은 원심에서 결론이 같아 정당하다고 유지되었습니다.
쟁점
같은 반 중학생으로 이성교제하던 사이에서 한 학생이 수업시간 교실에서 상대 학생의 신체를 만진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가 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그 행위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결정한 경우에도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의 학교폭력(성폭력)에 해당할 수 있는지, 형사 절차의 결론이 민사책임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 1과 피고 1은 2023년경 중학교 같은 반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입니다. 원고 2, 원고 3은 원고 1의 부모이고, 피고 2, 피고 3은 피고 1의 부모입니다.
- 원고 1은 2023. 5. 23.경 피고 1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신고 내용은 2023. 4. 12.경 SNS 게시로 원고 1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 2023. 5. 22.경 수업시간에 원고 1의 의사에 반하여 가슴 등을 만지고 피고 1의 성기를 만지게 한 행위(이하 제1차 신체접촉행위), 2023. 5. 23.경 뒷목과 머리채를 잡은 폭행행위였습니다.
- 원고 1은 수사기관 고소에서 피고 1이 2023. 5. 19.경 놀이공원 대기열에서 원고 1의 어깨, 팔, 가슴을 약 30분 동안 만졌다는 혐의(이하 제2차 신체접촉행위)를 추가했습니다.
- 의정부경찰서장은 2023. 6. 7. 명예훼손행위와 폭행행위는 범죄혐의가 인정되어 법원으로 송치하고, 제1, 2차 신체접촉행위 관련 강제추행 혐의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결정했으나 소년법 제4조에 따라 법원으로 송치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23. 9. 21. 심리 불개시 결정을 했습니다.
- 피고 1이 경기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결취소 소송에서 수원고등법원은 2025. 4. 23. 제1차 신체접촉행위가 학교폭력(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 1의 청구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2025. 8. 14.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 원심에서 원고 1은 25,568,500원, 원고 2, 원고 3은 각 5,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했습니다.
- 2023. 5. 19.경놀이공원 대기열 신체접촉(제2차)
- 2023. 5. 22.경수업시간 교실 신체접촉(제1차)
- 2023. 5. 23.경원고 1의 학교폭력 신고
- 2023. 6. 7.강제추행 혐의 혐의없음, 소년법상 송치
- 2025. 2. 20.원심, 명예훼손·폭행만 배상책임 인정
- 2025. 12. 11.대법원, 원고들 패소 부분(제2차 부분 제외)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명예훼손행위와 폭행행위를 불법행위로 인정하고, 피고 1은 가해자로서, 피고 2, 피고 3은 관리·감독자로서 공동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1의 정신과 진료비 223,500원과 위자료 700만 원, 원고 2, 원고 3의 위자료 각 1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제1차 신체접촉행위에 대해서는 두 사람 사이에 이전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이 있었고 이를 대부분 장난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 점, 강제추행 혐의에 혐의없음 결정과 심리불개시결정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 1이 강제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이 사건 제1차 신체접촉행위를 감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러한 행위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2차 신체접촉행위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강제추행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제1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변경했고, 원고 2, 원고 3에 대한 부분은 제1심과 결론이 같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의 범위와 형사 절차의 결론이 민사책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학교폭력’이라 함은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에 열거된 행위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로서 학생의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성폭력’의 경우 형사상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그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면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학교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내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제1차 신체접촉행위를 판단했습니다.
- 두 사람이 이성교제하며 성관계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원고 1은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권리를 가집니다. 사적인 공간에서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였다는 사정만으로 공개된 교실에서 신체를 만지는 것까지 허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 1은 수사기관에서 손을 밀어내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수업 시간 내내 신체접촉이 반복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 원고 1은 동급생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신체를 만지는 데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주변에 사람이 많아 교사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참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 원고 1은 거부 의사를 표현했고, 피고 1은 당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그 거부 의사와 성적 불쾌감을 인지할 수 있는 충분한 지적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위 사정에 비추어 제1차 신체접촉행위가 구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성폭력)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피고 1은 가해자로서, 피고 2, 피고 3은 관리·감독자로서 공동하여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에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제2차 신체접촉행위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았고,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정된 피고들의 행위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의 인용 범위를 새로 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제2차 신체접촉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제외)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도44 판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 등에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형사재판의 무죄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위와 같은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학교폭력의 정의 규정으로, 대법원은 형사처벌 대상에 이르지 않는 성폭력도 일정한 경우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아 제1차 신체접촉행위를 학교폭력(성폭력)으로 판단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민사재판의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가 형사재판과 다르다는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교제 중이거나 평소 신체접촉을 용인한 관계라도, 동의한 범위를 넘어 거부 의사에도 공개된 교실에서 반복된 신체접촉은 학교폭력(성폭력)이자 민사상 불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강제추행 혐의가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처리되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지는 않으므로, 진술조서, 학생확인서 등 거부 의사와 피해를 보여 주는 자료를 민사재판에서 따로 다툴 수 있습니다.
- 미성년 자녀의 학교폭력에 대하여 부모도 관리·감독자로서 자녀와 공동하여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1430 판결 [손해배상(기)] [공2026상,242]
- 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25. 2. 20. 선고 2024나21220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