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대차/명도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에서 현저히 고액의 차임 요구를 판단하는 기준
핵심정리
상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기존보다 3배가 넘는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현저히 고액으로 볼 여지가 있으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을 심리한 다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판결 중 반소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 201338 판결(건물인도·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반소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에게 상가를 인도하라는 부분과 임차인의 필요비 상환 반소청구를 기각한 부분은 원심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여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5나41158, 41165 판결: 항소심에서 확장된 반소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변경하고, 임차인에게 상가를 인도하라고 명하는 한편 임차인의 반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12. 18. 선고 2024가단104732(본소), 2024가단119932(반소) 판결
쟁점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기존 차임의 3배가 넘는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경우, 그 요구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의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해당하면 임대인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그로 인한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상가의 적정 차임과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지가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임차인(피고)은 2001. 9.경 상가 소유자들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그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습니다. 임대인(원고)이 2017. 10. 31. 상가를 단독으로 소유하게 되자 두 사람은 2018. 1. 1. 임대차보증금 1억 원, 차임 월 6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임대차기간 2년으로 계약했습니다.
- 계약은 2019. 12. 31. 이래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고, 임대인은 2023. 4.경 차임을 월 600만 원에서 월 2,400만 원으로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차임 증액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자 임대인은 2023. 9. 18. 갱신 거절 의사와 함께 임대차기간이 2023. 12. 31. 만료됨을 통지했습니다.
- 임차인은 2023. 10. 24. 신규 임차를 희망하는 사람과 권리금을 22억 원으로 정한 권리금 계약을 맺고 임대인에게 알렸습니다.
- 임대인은 그 사람과 교섭하면서 임대차보증금 5억 원, 차임 월 2,000만 원을 제시했으나 차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고, 임차인은 권리금 계약을 해제했습니다.
- 임대인은 상가 인도를 구하는 소를 냈고, 임차인은 반소로 필요비 상환과 함께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금 21억 5,020만 원 등을 구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임차인이 상가의 적정 임대차보증금과 차임이 어느 정도이고 임대인이 제시한 금액이 그보다 현저히 높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점, 상가가 병원 정문 인근에 있고 약국의 2023년 월평균 조제료 수입이 104,329,156원에 이르는 점, 임대인이 약 5년간 조건 변동 없이 계약을 유지하다가 증액을 요구한 점 등을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피고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 사유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했다는 임차인의 주장(같은 항 제4호)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와 피고가 모두 항소한 사건에서 원심은 제1심 판결이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다며 제1심 판결을 변경했으나, 원심 판결 원문에는 제1심 결론의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에도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도 고려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임대인이 요구한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상가건물의 적정한 차임 및 보증금을 확인함에 있어서 감정 등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기존의 차임 및 보증금 등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적정한 차임 및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감정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한 후 그 요구액이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할 만큼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요구한 차임 월 2,000만 원은 기존 차임의 약 333%이고, 환산보증금 25억 원은 기존 환산보증금 7억 원의 약 357%입니다. 대법원은 액수 차이만으로 현저히 고액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이 정도 차이는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고 보았습니다.
-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과 보증금이 올라 3배 이상 증액하더라도 현저히 고액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임대인은 임차인과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3배 이상의 차임을 요구했을 뿐 별다른 협상의 여지를 두지 않았고, 이는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감정촉탁 결과 약국 권리금은 월평균 조제료의 20개월 수준에서 형성되므로 권리금 22억 원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보이고, 임차인이 지급 여력이 부족한 사람을 소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이 든 조제료 수입에는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등 임차인의 노력에 의한 인적 요인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이고, 바닥권리금 0원, 영업권리금 20억 1,500만 원이라는 감정촉탁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은 임차인이 증명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처럼 그럴 여지가 있으면 원심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을 심리한 다음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원심이 든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여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반소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법령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로 정하고, 제3항은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정합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대법원은 이 조 제2항과 시행령에 따른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기존 7억 원과 요구한 25억 원을 비교했습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2조: 판결은 이 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월차임에 100을 곱한 금액을 보증금에 더해 환산보증금을 계산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는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과 보증금 외에 기존 차임과의 차이,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의 증명책임은 임차인에게 있습니다. 원심이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한 만큼, 임차인은 주변 시세 자료나 감정 등으로 적정 차임과 보증금을 확인할 방법을 미리 살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대법원은 액수 차이만으로 현저히 고액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였고, 이 사건도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 유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 201338 판결 [건물인도·손해배상(기)] [공2026하,1728]
-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5나41158, 4116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